수출 부진에 정부 '4개월 연속 경기둔화' 진단
2023-05-12 10:10
정부가 4개월 연속 우리나라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수출 부진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 2월 그린북에서 처음 한국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판단한 이후 4개월 연속 같은 진단이다.
경기 둔화의 가장 큰 원인은 수출 부진이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4.2% 감소했다.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째 감소세다. 수출이 줄면서 무역적자도 지난달까지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난 3월 경상수지는 석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로 배당이 집중되는 반면, 무역적자 감소 등으로 4월 경상수지가 균형 근처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 투자도 부진하다. 올 3월 설비투자지수는 운송장비 투자의 감소 등으로 전월보다 2.2%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까지 전년 동월 대비 기준 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고용시장에도 경색되는 분위기다.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다.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늘어 두 달째 증가했다.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증한 점도 4월 소매판매의 긍정적인 요소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3.1포인트 상승한 95.1로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년 전보다 1천191.8% 증가했다. 다만 백화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0.8% 줄었다.
내수 추이를 엿볼 수 있는 3월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보다 0.2% 늘었다.
물가 상승세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둔화'라고 정부는 판단했다. 지난달 그린북에서의 '둔화'라는 표현에서 '지속적인'이라는 말이 더해졌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14개월 만에 3%대로 둔화했다.
정부는 "확고한 물가·민생 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 하에 경협 기반 강화 등 수출·투자·내수 활력을 제고하고 경제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