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 여사, 5·18 사죄한 전두환 손자에게 "할아버지 얼굴에 먹칠"

2023-05-10 20:56

이순자 여사 [사진=연합뉴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손자 전우원씨에게 '주제넘게 나서지 말라'며 비난한 사실이 전해졌다.

전우원씨는 최근 전두환 일가의 비리를 폭로하고 귀국해 광주를 방문,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지난 9일 MBC가 방송한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의 '전두환의 숨겨진 재산, 전우원 모자의 고백'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달 20일 이순자씨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이씨는 메시지를 통해 전씨에게 "너의 기억의 출처는 모두 16년 전 우리 집을 떠난 너의 어머니의 것으로부터 온 것인 듯하니 한 번 물어보라"고 말했다.

이어 "마약에 손을 대고 해롱대는 것도 모자라 할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해?"라며 "5·18 때 태어나지도 않은 너는 주제넘게 아무 데나 나서지 말고 자신에게 떨어진 일이나 잘 처리하도록 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씨는 이씨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 안부를 물은 바 있고, 이후 이씨로부터 이같은 답장을 받았다.

전씨는 미국 뉴욕에 체류하던 지난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가족들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고 한국에 귀국, 5·18 민주화운동에 가한 무력 진압에 대해 사과했다.

PD수첩은 이날 방송에서 전씨 친모인 최모씨를 인터뷰 했는데, 최씨는 전두환 일가의 연희동 자택 지하에 비밀 금고 방이 있었다며 "은행에 가면 있는 대형 금고"라고 했다. 또 "(금고 내부가) 바닥부터 천장까지 선반식으로 돼 있었고 거기에 돈이 꽉꽉 채워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씨는 1992년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와 결혼해 전씨를 포함한 아들 둘을 낳았으며 2007년 이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