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역대급 금리 역전에도 자본유출-환율 상승 가능성 낮아"

2023-05-10 09:47
"원화채권 투자 증대ㆍ우수한 한국 국가 신용도 등이 투자자금 유출 상쇄"

연준 의장 기자회견 시청하는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가 정책금리 추가 인상에 나서면서 한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수준이 역대급으로 치솟은 가운데 국내에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자본유출 및 환율 상승 가능성은 다소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시장분석실장은 10일 최근 한미 정책금리 격차 확대 관련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일각에서는 한·미간 금리 역전폭 확대로 외인들의 국내 증권투자 감소 및 내외국인 투자자금 해외 이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이 경우 외화수요가 증가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는데 여기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금리 격차로 인한 투자자금 유출 상쇄 요인으로 △재정거래 목적의 원화채권 투자 증대 △비교적 우수한 한국의 신용도 △환 익스포져 노출 부담 △상대적인 물가 안정 △금리차/환율간 상관성 불투명 등 5개 요인을 꼽았다.

우선 민간부문에 대한 외국인 채권투자의 경우 여전히 베이시스에 민감한 재정거래가 우세해 올 들어 관련 투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테면 미국 투자자가 자국 국채보다 더 높은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원화채권에 투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또 한국의 신용등급이 상위권에 해당하는 점도 금리 격차 리스크를 상쇄시킨다고 봤다. 김 실장은 "미국에 비해 금리가 낮은 유럽과 일본 등에 대한 투자 수요가 견조한 점도 유사한 이유"라며 "특히 두 자릿수 정책금리를 운영 중인 취약 신흥국들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원화 등락폭이 커지면서 진행되는 해외 투자 내국인들의 환 헷지 사례가 곧 실질적으로 원화자산에 투자하는 결과와 동일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와함께 코로나 이후 미국 물가 변동성이 한국의 물가 변동성에 비해 확연히 크다는 점, 과거 금리 격차가 나타나더라도 대규모 외화유출을 초래하지 않았던 만큼 금리차 확대가 반드시 환율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김 실장은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금리차 뿐 아니라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따라서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며 그에 따른 원달러환율 상승압력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