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반도체' 인피니언, 차세대 차량용 메모리 공개···"저전력으로 車 시장 공략"

2023-05-09 18:22

독일 최대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가 차세대 오토모티브(차량용) 메모리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업계 최초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플래시 메모리를 국내에 처음 선보이면서다. 점차 전자화하는 자동차에 맞게 최적화한 아키텍처로 성능을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코리아는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오토모티브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신제품 ‘셈퍼(SEMPER) X1’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이는 업계 최초 차량용 LPDDR 플래시 메모리다.
 
LPDDR은 저전력을 특징으로 하는 D램으로 스마트폰 등 주로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다. 규격은 가장 최신인 7세대(5X)까지 개발됐는데, 셈퍼 X1은 4세대인 LPDDR4 인터페이스가 사용됐다. 속도는 초당 3.2기가바이트(GB)로 작동한다.
 
기존 노어(NOR) 플래시 메모리와 비교했을 때 8배 향상된 성능을 발휘하고, 랜덤 읽기 트랜잭션은 20배 빠르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플래시 메모리는 크게 낸드, NOR 등으로 나뉜다.
 
최근 자동차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의 발달로 인해 점차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동시에 메모리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처럼 복잡한 구조의 실시간 오토모티브 프로세서는 현재 시중에 나온 NOR 등 메모리보다 높은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
 
인피니언은 셈퍼 X1을 내년 정식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샘플링 단계 중에 있다. 최재홍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코리아 기술총괄(부사장)은 “전기차 관련된 모든 제품에 인피니언은 다양한 라인업을 구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차세대 반도체인 실리콘카바이드(SiC) 관련 “SiC 생산능력을 키우기 위해 말레이시아 쿨림에 있는 공장이 지금 150mm 웨이퍼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며 “2027년에는 현재 기준 10배 공급량으로 키우려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인피니언은 전 세계 1위 전력 반도체 기업이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네덜란드 NXP,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함께 3대 기업으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12.4%, 한국에서 또한 16.2%로 각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라이너스 웡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플래시 솔루션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는 “(메모리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낸드플래시, D램에서 저희는 경쟁하지 않는다”며 “NOR 플래시는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 최근 사물인터넷(IoT) 등 인텔리전스를 요구하는 여러 애플리케이션이 늘며 시장이 다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NOR 플래시 차량용 메모리 업계 리더로서 파트너들과 협업해 메모리 표준화를 이끌고, 시장을 확대하는 데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한편 인피니언은 2020년 4월 미국 반도체 기업 사이프러스를 인수하며 차량용 메모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인피니언 테크놀로지 코리아의 오토모티브 기자간담회에서 최재홍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코리아 기술총괄(부사장)이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