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 둘레길 걷다 백운대도 올라보고…편백탕서 '물멍'때리며 피로 풀고…

2023-05-26 00:05
대동문·백운대 등 초·중급 코스 다양
둘레길 구름전망대 올라 풍경 '만끽'
산 초입에 위치한 파라스파라 서울서
루프톱 인피니티풀·어린이 숲 체험 등
온 가족 맞춤 휴식으로 '완벽 마무리'

파라스파라 서울 루프톱에서 바라본 북한산 인수봉[사진=기수정 기자]

최근 '명소'로 부상한 곳이 있다. 북한산이 그렇다. 북한산은 자동차로 이동하기에도 수월한 입지인데다 도심 어디에서나 지하철을 이용하면 쉽게 발길이 닿는다. 특히 등산 초보자부터 중급자까지 모두 즐길 수 있어 최적의 산악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북한산이다. 물론 기자의 설렘 포인트는 우이동에 고급 리조트,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까지 두루 들어앉았다는 것에 있지만.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1박 2일 치유여행을 즐기러 북한산으로 향한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북한산 둘레길을 천천히 걷고 맛있는 음식을 맛보며 허기진 배를 채운 후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앉아 하루의 피로를 날리는 것.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나들이야말로 일상에서 지친 심신에게 주는 값진 선물이리라. 
 

백운대 정상[사진=서울관광재단 ]

 
MZ세대 명소로 떠올랐다고?

'북한산'. 이름만 듣고 기겁할 필요는 없다. 등산 초급자도 중급자도 너끈히 즐길 수 있는 등산 코스가 잘 정비된 곳이 바로 북한산이다.

백운대 코스는 출발 지점인 탐방지원센터부터 정상 백운대까지 거리는 1.9㎞다.

1시간 30분이면 백운대에 닿지만 출발 지점부터 정상에 도착할 때까지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평지 구간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등산화나 트레킹화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산길을 따라 백운대피소에 도착한 후 20~30분가량 더 오르면 드디어 정상이다. 다만 대피소부터 백운대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은 거대한 바위들이 연이어 이어지는 암봉 구간이다. 경사가 매우 급해 등산로에 설치된 와이어로프를 잡고 매달리듯 산을 올라야 한다.

그래도 좋다. 백운대로 가는 길은 험하지만 바위에 올라서면 발아래로 서울 도심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져 고난의 시간은 금세 잊힌다.

백운대 정상에는 평지처럼 보이는 널따란 바위가 있다. 앉아서 장쾌한 풍광을 바라보며 숨을 돌리기 좋다.

백운대 양옆으로는 인수봉과 만경대가 함께 솟아 있다. 백운대를 포함해 3개 봉우리를 일컬어 삼각산(三角山)이라 불렀다고 한다. 

대동문 코스는 백련공원 지킴터에서 출발한다. 출발 후 진달래능선을 지나 대동문까지 2.7㎞가 이어진다. 소요 시간은 1시간 20분이며 난이도는 적당해 가볍게 걷기 좋다. 

백련사를 지나는 구간부터는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돌길과 흙길을 번갈아 가며 걷고 나면 진달래능선까지는 오르막길이다. 마지막 100m 구간은 깔딱 고개라 불린다. 

진달래능선에 오르면 머리 위로 시야가 트인다. 진달래능선은 4월 초·중순이면 능선을 따라 진달래가 꽃을 피우지만 지금은 온통 초록세상이다. 그래도 좋다. 능선 중간중간마다 튀어나온 바위 위에 올라서면 서울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능선 끝에 다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대동문 방향으로 길을 잡고 500m만 걸어가면 북한산성 동쪽에 있는 성문인 대동문이 등장한다. 여기서 좀 더 등산을 즐기고 싶다면 대동문을 지나 백운대로 오를 수도 있다.

북한산 둘레길도 있다. 둘레길은 예약제로 운영되는 우이령길을 포함해 총 21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서 초보자가 걷기에 부담이 덜하면서도 비경을 간직한 코스가 바로 3코스인 흰구름길이다.

흰구름길은 독립운동가 이준 열사 묘역 입구에 있는 국립통일교육원 앞에서 출발해 화계사, 구름전망대, 북한산생태숲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거리는 4.1㎞로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숲길을 따라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돼 걷는 맛이 좋다. 중간중간 계단이 나타나 조금 힘이 들기도 하지만 경사가 급한 편은 아니다.

흰구름길 하이라이트는 코스 중간에 있는 구름전망대다. 오솔길 끝에 12m 높이로 우뚝 솟은 구름전망대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망대 꼭대기에 오르면 서울 도심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발아래로는 강북구와 노원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등 뒤로는 웅장한 북한산 능선을 감상할 수 있다. 

흰구름길을 완주하지 않고 30분에서 1시간 이내로 가볍게 걷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화계사를 통해 흰구름길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화계사 일주문 옆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을 따라가면 20분 남짓만 걸어도 구름전망대에 도착한다. 오래 걷지 않고도 서울의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파라스파라 서울 회원 전용 인피니티풀. 북한산 자락을 바라보며 여유 있는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북한산 자락 바라보며 숲멍·물멍


북한산 트레킹은 끝이 났지만 이대로 돌아가긴 아쉽다. 이왕 집을 나섰으니 공기 좋은 북한산 자락에서 제대로 쉬기로 한다. 물론 휴식에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북한산을 즐기는 또 다른 여행법, 바로 호캉스를 택한 이유다. 

북한산 초입에는 고급 웰니스 리조트가 있다. 인피니티풀과 루프톱 자쿠지, 600년 된 은행나무, 야외 온수풀과 산책로도 품었다. 바로 우이동(서울 강북구) 파라스파라 서울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했던 2021년 8월 첫선을 보인 파라스파라는 서울 최초의 리조트다. 북한산 국립공원 내에 매머드급 규모인 8만60㎡(2만3000평) 부지에 둥지를 틀기까지 6년여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당당히 문을 열었다. 위탁 운영을 맡은 조선호텔앤리조트는 고급 호텔 운영 비법을 이곳에 쏟아부었다. 

행정구역상 서울에 자리하고 있지만 입지는 전국 팔도 어디에 견줘도 손색 없다. 앞으로는 우이천, 뒤로는 북한산이 자리 잡은 명실상부한 '배산임수' 명당이다.

북한산 국립공원 탐방이 '활기' 속에서 즐기는 힐링이라면 파라스파라 서울은 좀 더 '오붓한' 휴식을 선물한다. 산책로를 걷는 시간도, 객실에서 만끽하는 여유도 그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다.

객실 안에서 산자락을 바라보며 즐기는 '편백탕'이 파라스파라를 대표하는 시설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며 고객 몰이에 성공했다. 개관 직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군 주인공 또한 객실 내 편백탕이다. 편백탕에 몸을 담그고 탁 트인 뷰를 바라보는 순간 피톤치드 향이 그윽하게 올라오는 것도 좋지만 24시간 흘러나오는 물소리에 절로 '물멍'을 하며 힐링할 수 있는 효자 공간이기도 하다. 

객실 내 대표 시설이 편백탕이라면 야외 시그니처 공간은 '루프톱 인피니티풀'이다. 회원 전용 공간인 이곳은 북한산을 한눈에 담으며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톡톡히 났다. 자쿠지 2개와 온수풀이라 도심에서 즐기는 온천 분위기가 가득하다. 옆에는 북한산 뷰를 조망할 수 이는 작은 사우나 부스도 있다. 

파라스파라 서울은 대한민국, 그것도 서울 시내에 들어섰지만 풍광만큼은 외국 휴양지 못지않다. 가운 차림에 리조트 야외 곳곳을 활보하는 투숙객들 모습을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는 것도 신선하다. 

파라스파라 서울은 도심 속 호텔과는 확연히 다르다. 자연이 있고 다양한 시설이 있어 하루가 모자란다. 이에 리조트 측도 이용객이 다양한 부대시설을 모두 경험해 보라는 취지에서 '24시간 스테이케이션'이라는 주중 한정 상품을 내놨다.

기존 호텔 입·퇴실 시간 규정을 허물고 고객이 호텔에 도착한 시간부터 24시간 동안 호텔 구석구석을 즐기고 객실 안에서 좀 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파라스파라 서울라운드풀 전경. 일반 투숙객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기수정 기자]

일반 투숙객도 4월 1일부터 개장한 라운드풀과 온수풀로 운영되는 루프톱 자쿠지, 실내수영장, 사우나, 피트니스를 즐길 수 있다.

첫째 날에는 북한산 인수봉이 보이는 루프톱 자쿠지에서, 다음 날에는 숲으로 둘러싸인 야외 라운드풀을 이용하며 24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다.

허기를 달랠 파라스파라 식음 바우처도 포함이다. 북한산의 낮과 밤을 주제로 제작된 파라스파라 PB(자체 제작) 맥주와 인 룸 다이닝 서비스, 레스토랑 10만원 바우처 등을 제공한다.

파라스파라 레스토랑 바우처는 우디플레이트 뷔페, 모던&아시안 레스토랑 파크689, 인 룸 다이닝, 라운드풀 풀바에서 사용할 수 있다. 

1박을 하기 어려운 고객들을 위해 주중 한정(월~목요일)으로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한 '8시간 데이케이션' 패키지를 선보인 점도 눈길을 끈다.

오전 10시 호텔에 도착해 8시간을 보낼 수 있는 '데이 유즈' 상품으로, 파라스파라 야외수영장과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을 한 번씩 이용해도 아쉽지 않은 시간이다. 패키지는 6월 말까지 운영한다.

이 상품 역시 라운드 풀과 사우나 시설, 실내수영장, 피트니스, 북한산 인수봉이 보이는 루프톱 자쿠지를 당일에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파라스파라 모든 레스토랑에서 이용 가능한 바우처 10만원도 제공한다. 특히 1박을 하지 않아도 객실에서 '인 룸 다이닝'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파라스파라는 14개 동에 객실이 총 334개 있다. 프라이빗 콘도 224개 실은 전 객실이 218.99~516.4㎡(66~156평)로 제법 넓다. 224개 실은 프라나오너스 멤버십 콘도로, 나머지 110개 실은 일반 투숙객 대상으로 호텔로 운영 중이다. 

파라스파라 서울은 북한산이라는 입지적 강점을 살려 어린이 대상 숲 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한다. 아이들은 교육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고, 그 시간 부모들은 오롯이 쉼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한 키즈 프로그램이라 어린 자녀와 함께 찾는 투숙객에게 인기가 높다. 
 

프리미어 팀버 스위트 객실은 편백탕 덕분에 인기가 높다. [사진=기수정 기자]

파라스파라 서울 전경. 600년 된 은행나무가 호텔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