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1분기 수익성 희비... 제일제당·대상 '울고' 라면 3사 '웃고'
2023-05-03 15:32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식품업계의 표정이 어둡다.
식품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때문이다. 라면업계만이 유일하게 식품기업 중 호황을 누린 것으로 관측됐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대상, 라면 3사(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오리온, 롯데웰푸드, 빙그레,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식품업체 9개사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 합산액은 총 64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7% 줄어든 수준이다.
반면 라면업계는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농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9%로 증가했고 삼양식품과 오뚜기는 각각 11%, 7.4% 늘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성장률도 돋보였다. 농심을 비롯해 오뚜기, 삼양식품은 일제히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중에서도 삼양식품의 성장세가 가장 매서웠다. 삼양식품의 1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23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오뚜기가 전년 대비 13% 뛴 8437억원을, 농심이 82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 신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라면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터진 직후 곡물 가격이 요동쳤는데 그에 비해 올 들어 가격이 안정돼, 전체 매출과 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의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38.8%로 높았으며, 빙그레는 투게더·메로나 등 주력제품 가격을 10~20% 인상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69% 뛸 전망이다.
예상 매출 규모는 영업이익 순위와는 상반됐다. 수익성 급감에 대한 우려가 큰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외형 성장에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매출 금액으로만 따지면 식품 기업 중 CJ제일제당의 매출 추정치는 전년 대비 3.5% 성장한 7조2220억원으로 단연 높았다. 미국 내 피자 판매 호조와 바이오부문 스페셜티 아미노산 매출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실적 개선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대상은 창립 67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1분기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9868억원에서 올 1분기 1조236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밖에도 롯데웰푸드의 매출은 959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롯데칠성음료(6798억원), 오리온(예상 매출 6694억원), 빙그레(2753억원) 순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