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네시아, 무역거래 시 달러 없이 원-루피아 직거래 가능해진다(종합)

2023-05-02 17:47
한국-인니 중앙은행, 2일 양국 통화 직거래 사용 촉진 협력 MOU 체결

[사진=한국은행]


앞으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무역 거래 시 미 달러화 없이도 양국 통화를 직거래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BOK)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Bank Indonesia)은 2일 오전 양국 통화 거래 촉진을 위한 협력 프레임워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은행은 "경상수지 거래와 직접투자, 기타 경제 및 금융거래 등 양국 간 거래에서 자본거래에서의 직거래를 촉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MOU는 인천 송도에서 열린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는 별도로 페리 와르지요(Perry Warjiyo) 인도네시아 은행 총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서명을 거쳐 이뤄졌다.

한은은 앞서 지난 2013년부터 중국과 통화스왑연계 무역결제 지원제도를 시행해 위안화 결제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협약은 중앙은행이 자금 공급 주체로 참여하는 통화스와프 연계 무역결제 지원제도로, 민간이 직접 거래하는 이번 협약과는 형식과 내용 등에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두 기관의 이번 MOU에 따라 앞으로 한국과 인니 은행 간 거래에서 원화와 루피아 간 직접 환율견적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원화와 직거래시장이 형성된 해외 통화는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만이 가능하다. 대부분 무역거래는 달러를 매개로 이뤄지지만 직거래가 정착될 경우 자국통화를 활용할 수 있어 기업들의 환위험이 경감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거래 비용을 절감하고 양국 간 거래에 따른 환율 리스크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과 루피아 직거래 시장을 만드는 등 역내 로컬통화 거래를 확대 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은 역시 한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고 신남방 국가 가운데 발전 가능성이 높은 인니에 국내 은행 현지 법인 등을 중심으로 민간 영역에서 원화나 루피아를 기반으로 한 무역결제가 우선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이번 MOU 체결은 양국 간 금융협력 강화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향후 로컬통화 사용을 통해 기업의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환리스크를 완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양국 간 교역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