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김만배 요구 정진상에 전달...공모지침서에 민간업자 요구 반영"

2023-05-02 13:51
"김만배 돈 받으려고 경기관광공사 사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428억 약속·뇌물' 관련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민간업자 지분 중 약 428억원을 나누기로 약속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재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 전 실장에게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었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2일 정 전 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7차 공판을 열고 유 전 본부장의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9월경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민간업자들로부터 대장동 공동주택 용적률 상향과 임대주택 비율 하향 등 요구 사항을 들었고 이를 정 전 실장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김만배가 당시 (이재명 당시 성남 시장에게) 뭔가 해주려면 돈이 남아야 해줄 거 아니냐는 취지로 요구했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는 "네같이 상의하던 내용들"이라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민용 변호사와 김민걸 회계사가 성남도시공사에 채용된 배경에도 민간업자와 공사 사이의 소통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업자와 공사 사이에서 제가 소통 다 할 순 없었다"며 "중간에서 실무를 할 김민걸, 정민용을 추천받아서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진상도 증인이 정영학 등 민간업자들 요구를 받고 그걸 반영해서 공모지침서 작성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는 검찰 측 질문에 "당연히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후 대장동 사업 수익 분배를 놓고 민간업자들 사이에 다툼이 생기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관광공사를 사직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2020년 9월경 김만배에게 약속했던 자금을 받기 위해 정 전 실장과 상의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이 "남욱과 김만배가 공통비 다툼이 있었고 김만배가 당장은 못주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돈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사퇴했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이어 "정진상이 외부적으로는 예산문제 핑계를 대라고 했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한편 정 전 실장은 지난달 21일 전자장치 부착 등을 조건으로 구속 5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게 됐다. 이날 취재진이 보석 후 첫 공판에 대한 심경을 물었으나 침묵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