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노위 찾은 김태기 중노위원장 "ADR 적극 활용해야"

2023-04-26 10:00
2006년 제주자치도 이관 이후 첫 방문
"지리적 약점 극복 위해 e-노동위 구축"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제주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를 찾았다. 노동위원회가 2006년 제주자치도로 이관된 이후 중노위원장이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노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제주지노위 소속 조사관·공익위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제주지노위는 제주도 소속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라 제주도로 옮겨진 7개 특별행정기관 중 한 곳이다.

김 위원장은 "제주도 이관 이후 근로자 권리구제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가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주는 지역적 특성상 관련 사건이 초심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재심 이용이 다른 지역 근로자보다 어렵다"며 "대안적 분쟁해결(ADR) 제도를 활용해 근로자 권리구제에 적극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ADR은 법원 심리·소송 대안이 되는 협상·화해·조정·중재 등을 통칭한다. 미국은 부당노동행위 사건을 화해로 해결하는 비율이 73%를 넘는다.

김 위원장은 "판정이 필요한 사건은 'e-노동위원회 시스템' 구축으로 지리적 핸디캡(약점)을 극복하도록 만들겠다"고도 말했다. e-노동위원회는 영상회의 체계로 노동자가 직접 노동위를 방문하지 않고도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다.

제주지노위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김현숙 주무관은 "2017년부터 노동위 근무를 하면서 중노위원장 처음"이라며 "노동위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진광 조사관은 "제주지노위는 화해를 통한 조기 분쟁해결이 특히 필요하나 지역적 한계로 교육 참석을 통한 화해 성립 기술 습득이 쉽지 않다"면서 "원격 교육 강화를 요청한다"고 건의했다.

김 위원장은 "ADR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과정을 개발 중"이라고 전한 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원격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제주개발공사 삼다수 공장을 찾아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과 허준석 제주개발공사노동조합 위원장 등 노사 관계자를 만났다.

노사 측은 "공사 노사는 소통이 안정된 노사관계 핵심이라는 일념으로 다양한 공식·비공식 대화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힘입어 2021년 한국공인노무사회에서 '올해의 노사문화 우수기관'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수상 경험을 바탕으로 상생의 노사 관계가 확산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