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기업이 최근 연이은 호재를 누리고 있다.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배터리 산업 육성 정책을 발표한 것은 물론 다음 주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에서 '첨단기술 동맹 강화'의 일환으로 국내 배터리 산업에 공급망 강화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업계 내부에서도 그동안 생산설비 투자가 속속 완공돼 양산 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터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올해 호재가 겹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옛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회의'를 통해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만큼 배터리 및 이차전지 소재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배터리 업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방미가 '첨단기술 동맹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어서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배터리 핵심 광물 규정 등에 대한 불확실성도 다소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최근 IRA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해 여전히 모호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IRA 세부지침에 따르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에서 핵심 광물을 40% 이상 추출·가공하면 보조금 수령이 가능하다.

이 40% 비율은 내년부터 매년 10%씩 증가해 2027년에는 80%까지 이른다. 문제는 이 추출·가공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산출할지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확한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광물의 원가 계산부터 부가가치 계산법까지 국내 업계는 여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순방 일정에서 다수의 업무협약(MOU)이 추진되는 만큼 더욱 세부적인 지침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순방 일정 중 반도체·배터리·전기차·바이오 등 첨단 산업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국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는 수십여건의 업무협약(MOU)이 추진되고 있다.

업계 내부적으로도 배터리 3사가 국내외에서 집행한 생산설비가 속속 완공될 전망이다. 이들 배터리 3사의 설비 투자 규모는 80조원 수준에 달해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지역별로 투자 건수를 살펴보면 북미에서 12건으로 가장 많고, 유럽 6건, 중국 등 아시아 9건에 달한다. 모두 완공된다면 글로벌 주요 지역을 아우르는 배터리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배터리 수요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는 올해 687기가와트시(GWh)에서 2035년 5.3테라와트시(TWh)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올해 1210억 달러에서 6160억 달러로 5배 가까이 시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미국에서 IRA를 활용하면 국내 배터리 3사가 2025년까지 19조원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호재가 많아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