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와 맞붙은 유한, 1차 급여 경주 벌이는 타그리소·렉라자

2023-04-20 16:16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로 사용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왼쪽)와 유한양행의 ‘렉라자’. [사진=아스트라제네카, 유한양행]

'타그리소 vs 렉라자.'

올해 50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폐암 치료제 시장을 두고 글로벌 기업과 토종 기업 간 경쟁에 불이 붙었다.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와 유한양행 ‘렉라자’가 주인공이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타그리소와 렉라자에 대한 적응증 확장과 건강보험 급여 등재 경쟁이 한창이다. 두 제품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쓰이는 표적항암제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 중 80%를 차지한다. 

국내 2차 치료제 시장에서는 타그리소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2016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후 2017년 12월부터 2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반면 렉라자는 2021년 1월 허가 후 같은 해 7월부터 2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기준 타그리소 국내 매출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집계 기준 1065억원 수준이다. 렉라자 매출은 유한양행 집계 기준 330억원이다.

타그리소와 렉라자는 비교적 규모가 큰 1차 치료제 시장 선점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항암치료는 1차 치료제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2차 치료제로 변경한다. 이상 증상이 없으면 1차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업계에서는 1차 치료제 시장 규모를 3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2차 치료제 시장은 절반 수준인 1500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타그리소는 2018년 12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문제는 급여권 진입이 더디다는 점이다. 적응증 확대와 동시에 아스트라제네카는 1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했지만 5년이 경과한 현재까지 등재되지 않았다. 지난 18일 타그리소에 대해 1차 치료제 급여화를 요청하는 국회 국민청원이 보건복지위원회 청원심사소위원회 심사를 받았지만 본회의에 부의되지 않았다. 

렉라자는 아직 1차 치료제 적응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식약처에 렉라자에 대해 1차 치료제 승인을 위한 허가 변경을 신청했다. 허가 변경 심사는 통상 6개월 소요된다. 유한양행은 오는 9월 전후로 예정된 렉라자에 대한 1차 치료제 심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렉라자가 빠르게 허가와 등재를 받았던 만큼 타그리소보다 먼저 승인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차 치료제 허가 이후 급여 등재까지 타그리소는 약 1년 7개월, 렉라자는 6개월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폐암과 같은 중증질환 치료제는 환자들에게 시급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도 각종 심사에 시간을 끌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추세”라며 “렉라자는 국산 신약이라는 상징성이 크고, 개발 단계부터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데이터가 있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