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에도 웃은 ASML, 1분기 순익 2배 가까이 급증

2023-04-19 19:09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반도체 설비업체 ASML의 1분기 순익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반도체 한파 속에 삼성 등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이익이 급감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ASML은 19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액이 67억4600만 유로(약 9조8327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0.9%나 급증한 동시에 레피니티브 예상치(63억1000만 유로)를 상회한 것이다.

또한 순이익은 19억5600만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181.4% 급증한 가운데 예상치(16억2000만 유로)를 크게 상회했다. 주당 순이익(EPS) 역시 4.96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186.7% 증가했다. 다만 매출 총이익률은 50.6%로 전 분기 대비 0.9%포인트 하락했고, 순 수주 잔고는 37억5200만 유로로 전 분기 대비 40% 가량 감소했다.

ASML은 1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과 관련해 EUV(극자외선), DUV(심자외선) 노광장비 매출이 예상을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 TSMC, 인텔 등이 사업 확장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한 가운데 ASML은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도 여전히 전체적인 수요가 ASML의 생산능력을 초과한다"며 "현재 수주 잔고가 389억 유로 이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 매출은 65~70억 유로로 예상했고, 올해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ASML은 1분기에 대 중국 판매가 감소했으나 올해 남은 기간 중에는 보다 양호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네덜란드는 미국 주도 하의 대 중국 반도체 설비 수출 제재에 동참키로 한 가운데 네덜란드 기업인 ASML 역시 올해 여름부터 일부 설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받게 된다.

한편 ASML은 2022년 회계년도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5.8유로의 배당금을 의결할 계획으로, 이는 전년 대비 5.5% 늘어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