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 간소화 놓고 국회·국토부 엇박자...전문가들 "단순화 필요"
2023-04-18 17:35
국회가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으로 나뉘어 있는 부동산 규제지역을 '부동산관리지역'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청약부터 대출, 세제 등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규제지역을 단순화해 혼란을 줄이고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아직 정해진 사항이 없다고 밝히면서 이른 시일 내에 개편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규제지역을 단순화하고 규제가 명확해진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단계별로 세금 등 복잡한 내용이 존재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선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18일 국회에서 논의되는 부동산 규제지역 단순화 방안에 대해 “현재 부동산 규제지역은 명칭이 직관적이지 않은 데다 수요자들이 보기에 매우 복잡하다”며 “이 부분을 단순화해 수요자들이 명확하게 인지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홍기원 의원은 부동산 규제지역 단순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 3종 지역 규제 개선을 위한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 핵심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분산된 규제지역을 '부동산관리지역'으로 통합하고 이를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규제를 다르게 적용하자는 것이다.
다만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전날 입장 자료를 통해 "규제지역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개선 방안은 협의를 거쳐 검토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간 부동산 규제지역 제도는 청약·대출·세제 등 주택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데도 규제가 중복되고 복잡해 시장에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 많았다. 시장이 과열될 때마다 각 정부에서 새 제도와 규제가 계속 추가되면서다. 전문가들도 "규제가 복잡하고 중첩된 부분이 많다"며 세부적인 규제들을 단순화하는 방안과 함께 제도 자체 실효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기존 규제지역 제도가 복잡했던 이유는 명칭뿐 아니라 규제들이 계속 추가되면서 겹쳐 있기 때문”이라며 “세부적 규제들을 단순화하는 방안이 없으면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규제지역 제도가 복잡해지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명칭 단순화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제도 자체에 대한 타당성과 효과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