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보훈처장 "황기환 지사 같은 선열 있었기에 광복 이뤄"
2023-04-10 15:59
대전현충원서 유해 봉환식…"대한민국이 모시겠다"
"자나깨나 그리던 독립된 조국 품에서 편히 쉬시라"
"자나깨나 그리던 독립된 조국 품에서 편히 쉬시라"
“하나뿐인 목숨을 초개(草芥·지푸라기)와 같이 던진 황기환 애국지사 같은 선열들이 있었기에 우린 마침내 광복의 위대한 역사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10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황 지사 유해 봉환식에 참석해 “자나 깨나 그리던 독립된 조국의 품에서 부디 편히 쉬시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처장은 “‘우리가 피 흘려 싸우는 것은 한국의 완전한 독립을 위해서’라고 말씀한 황 지사는 민족의 독립 의지를 국제무대에 당당히 밝히고 국제사회의 지지와 성원을 끌어내기 위해 인생을 바쳤다”고 했다.
박 처장은 “2013년부터 유해 봉환을 추진하며 그동안 미국 법원 소송제기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민의 간절한 염원에 힘입어 모실 수 있게 됐다”며 “지금부터 대한민국이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고 약속했다.
황 지사의 유해는 뉴욕에서 출발해 이날 오전 9시 대한항공 KE 086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해 박 처장 등의 영접을 받았다. 박 처장은 1995년 황 지사에게 추서한 건국훈장 애국장을 헌정했다.
황 지사는 1886년 4월 4일 평남 순천에서 태어나 19세가 되던 1904년 증기선(GAELIC호)을 타고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로 입항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1918년 5월 18일 미군에 자원입대해 참전했다.
종전 후 유럽에 남은 황 지사는 1919년 6월 파리로 이동해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개최되는 평화회의에 참석하고자 파리에 온 김규식을 도와 대표단 사무를 협조하고 임시정부의 파리위원부 서기장으로 임명돼 독립 선전활동에 참여했다.
황 지사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위원으로 조국의 독립과 해외 거주 한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활동을 이어오다 1923년 4월 17일 미국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황 지사 유해는 그동안 현지 마운트 올리벳 공동묘지에 묻혀 있었다. 그러던 중 2008년 뉴욕한인교회의 장철우 목사가 황 지사 묘소를 발견했다. 이후 보훈처와 주뉴욕총영사관 등의 노력 끝에 순국 100년이 된 올해 유해 봉환이 이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