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감산에 주가 4%대 강세…"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보단 파운드리"
2023-04-07 17:29
주가 6만 5000원…감산 공식화에 주가는 '훨훨'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00원(4.33%) 오른 6만5000원에 마감했다. 회사 주가가 6만5000원에 도달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연결 기준으로 2023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75% 감소한 6000억원, 매출은 19% 감소한 63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잠정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수요 부진과 평균판매단가(ASP) 급락이 계속되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증권가 "주가상승 모멘텀 마련에 업황개선 기대"
주목할 부분은 삼성전자는가 이날 이례적으로 참고자료를 내고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흐름에 동참해 감산에 나섰다고 밝힌 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통상 잠정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예상치만 내놓는다. 투자자들의 우려를 인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감산이 반도체 ASP 반등으로 이어지고, ASP 인상에 대비한 사전주문이 몰려 수요까지 살아날 수 있다고 바라보기 때문이다. 즉, 삼성전자의 감산 조치로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도 정상화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SK하이닉스과 DB하이텍의 주가도 각각 전일 대비 6.32%, 1.75% 반등했다.
'후공정 패키징 투자 계획'에 밀리는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
다만, 금융권에서는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란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잇단 감산 발표에도 버티며 치킨게임을 주도했다. 하지만 현재의 반도체 부진 상황은 삼성전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를 경쟁사들보다 많이 생산했다"며 "압도적인 물량을 생산하며 원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해 일본 경쟁사들을 따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반도체 수요 불경기가 삼성전자의 원가경쟁력을 압도적으로 뛰어넘어 올해 감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금융투자(IB)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예년과 달리 메모리 시장 출혈 경쟁을 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의 '후공정 패키징 투자 계획'을 이야기 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용인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에 300조원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패키징 기업에만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 같은 인공지능(AI)이나 5세대(5G) 통신에 사용되는 고성능·저전력 첨단 칩에서는 더욱 고차원의 패키징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기존처럼 메모리 반도체에서 치킨게임을 지속할 경우, 미래투자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