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칼럼] 그린 재킷 향해 달리는 임성재

2023-04-07 06:26
"매년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다"

티샷 중인 임성재. [사진=PGA 투어·게티이미지뱅크]

2년 전 마쓰야마 히데키가 그린 재킷을 입는 모습을 본 임성재가 다시 한번 그린 재킷에 도전한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매해 첫 메이저 대회다. 임성재는 6일(현지시간) 1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때렸다.

마스터스는 가볍게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아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승을 거둔 임성재는 마스터스에서 보여준 모습을 통해 스스로가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것을 증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11월에 열렸던 2020년 임성재는 생애 첫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당시 준우승은 아시아 최고 순위였다. 5개월 뒤에 마쓰야마 히데키가 우승하기 전까지 말이다.

마쓰야마는 아시아인들에게 그린 재킷을 입는 것이 허황한 꿈이 아니라는 믿음과 희망을 줬다. 임성재 역시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임성재는 "공동 2위와 공동 8위에 올랐다. 좋은 기억이 많다. 어릴 때부터 마스터스를 텔레비전으로 봤다. 이 대회에 참가하면서 더 특별해진 것 같다. 이번 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임성재 역시 다른 골퍼들과 마찬가지로 마스터스 챔피언 퍼트를 꿈꾸고 있다. 4살 무렵 임성재는 부모님이 플라스틱 골프채를 쥐여줬다. 그 이후 골프에 푹 빠졌다. 임성재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2018년 콘 페리(PGA 2부) 투어에서다. 2승을 거두며 PGA 투어에 진출했다.

임성재의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는 18위로 아시아인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임성재는 "그린 재킷을 입는 것은 내 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꼭 입어보고 싶다. 한국 선수의 우승이 아직 없다. 한국 선수 중 한 명이 우승한다면 나에게는 특별한 일이 될 것 같다. 좋은 동기부여다. 우승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줄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임성재는 지난달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공동 6위 등 상위 10위 4회를 기록했다. 

임성재는 "항상 이 루틴으로 마스터스를 준비한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그린이 빠르고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 3년간 경험을 많이 쌓았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임성재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13번 홀에 관해 이야기했다. 13번 홀은 올해 35야드가 늘어나 총 545야드가 됐다. 후반 9홀에 있는 2개의 파5는 수년 동안 선수들의 발목을 잡았다. 13번 홀 페어웨이 왼쪽을 끼고 그린 주변까지 뻗어 있는 래의 개울이 유명한 아멘 코너의 후반부다.

이에 대해 임성재는 "이전에는 그 홀에서 3번 우드와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지금은 드라이버만 잡는다. 티샷에 대한 고민이 줄었다. 아멘 코너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파로 지키면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성적은 공동 8위다. 1라운드에서는 5언더파 67타로 한국 선수 최초 단독 선두를 기록했다. 점점 우승에 가까워진다.

임성재는 "(2020년) 최종 4라운드 당시 선두와 한 타 차로 끝났다. 우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하지 못했다"며 "그때 성적을 보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메이저 우승이 멀지 않았다"고 했다.

임성재는 마지막에 "매년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임성재가 편하게 오는 방법은 단 하나다. 그린 재킷. 임성재는 그것을 향해 달린다.

추아 추 치앙(Chuah Choo Chiang)
- PGA 투어 APAC 국제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수석 이사
 

[사진=추아 추 치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