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 세대교체 MZ노조] 송시영 위원장 "노조 회계 투명화 당연한 일"

2023-04-12 10:23

2월 21일 오후 서울 동자 아트홀에서 열린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발대식에서 송시영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부의장이 협의회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동조합 구성원이 90%가 20~30대긴 하지만, 'MZ노조'로 규정 짓지 말고 노조 이름으로 불리면 좋겠습니다."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동조합 위원장(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부의장)은 12일 아주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우리 사회에 깊은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싶다"며 "기존 노조들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송 위원장은 지난 2월 21일 출범한 새로고침 부의장이기도 하다. 새로고침은 8개 노조가 모여 시작했지만 한 달 만에 8000명 이상의 조합원이 생겼다. 

정부가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추진하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의견을 수렴한다고 나서면서 'MZ노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송 위원장은 "(이제라도) 대통령과 여당이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 관련해) 보완점, 우려되는 점을 파악하겠다고 나선 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순서가 잘못돼 이렇게 (부정적인 여론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노동계의 새로운 목소리인 이들을 'MZ노조'로 규정짓는 것엔 아쉬움을 표했다. 송 위원장은 "MZ노조라는 명칭이 지금 나온 건 아니다"라며 "2021년 3월 출범한 LG전자 사무직 노조나, 서울교통공사 올바른 노조나 출범할 때부터 'MZ노조'로 불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MZ노조가 아닌 '올바른노조'나 '새로고침' 등 노조 이름으로 불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기존 노조 견제도 숙제다.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지난 2월 "최근 올바른 노조는 '대표교섭노조가 요금인상을 이 악물고 저지하고 있다'는 규탄 성명을 내고 비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허위 선동'이라 규정하는 자료를 냈다. 송 위원장은 "새로고침 출범일에 의도적으로 허위 자료를 낸 것"이라며 "(제1노조는) 지금까지 노조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고 지적했다. 

송 위원장은 2018년 3월부터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무기계약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나서면서 제1노조와 갈등이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송 위원장은 "무기계약직을 공사 일반직으로 편입했는데, 공사 직원 임금과 복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또 구조조정 명분으로 돌아와서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외에도 지금 회사가 많이 망가져 있다"며 "본인들(제1노조)이 합의한 것"이라고 했다. 

송 위원장은 기존 노조가 하지 못했던 노조원들의 실질적 근로조건 향상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의 노동개혁 일부에 동의하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송 위원장은 "노조 회계 투명성도 당연한 일"이라며 "노동탄압이라고 단정짓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 회계나 감사할 때 자기들끼리 '짜고 치는 감사'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10일 치러진 서교공 영업본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을 위한 노동자 대표 선거에서 올바른노조 허재영 후보가 55.19%(1899표)를 득표해 당선됐다. 송 위원장은 "영업본부 조합원 수는 교통노조 1600명, 올바른노조 1200명이다"라며 "이번 선거에서 상대측 700~800표를 더 얻은 건 회사의 대다수 직원이 올바른노조 가치를 함께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새로고침 등은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 관련 간담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송 위원장은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라며 "구체화되면 공개할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