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9월부터 수서고속철도(SRT) 노선을 창원, 여수, 포항 등으로 확장한다. 고속열차 수혜 지역을 확대해 지역 간 교통 불균형 해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4일 철도산업위원회를 개최하고 SR의 SRT 운행 노선을 9월부터 경부·호남고속선에서 경전선(창원·진주), 전라선(순천·여수), 동해선(포항)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업무계획에서 SRT 운행 확대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운영 주체, 노선, 운행 시기 등을 구체화한 것이다. 수서발 경전선은 윤석열 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그동안 해당 지역에서는 고속열차 운행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정부는 SRT 운행 확대로 지역 주민 380만명 이상이 고속철도 서비스 혜택을 보고 지역 간 고속철도 서비스 불균형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경전선, 전라선, 동해선에는 SRT 노선이 없다. 창원·진주·여수·포항 등 주민이 서울 강남 지역에 가려면 동대구역, 익산역에서 환승하거나 서울역까지 이동한 다음 다시 1시간가량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강남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해당 지역과 국회에서는 수서발 고속열차 운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각 지역에서 고속철도와 관련한 요구가 많아 이용 편의 확대 차원에서 운행 시기를 앞당겼다"며 "노선별로 많은 횟수는 아니지만 최소한의 서비스를 제공해 고속철도 수혜 지역을 확대한다는 게 이번 결정의 최우선 목표"라고 설명했다. 

열차는 선로 용량, 차량, 지역 간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전선, 전라선, 동해선에서 각각 하루 4회씩(왕복 2회) 운행된다.

차량 두 대(총 820석)가 붙어 운행하다가 전라선은 익산역에서, 경전선·동해선은 동대구역에서 차량 한 대(410석)가 떨어져 나와 각 지역으로 운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국토부는 SR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수서발 고속철도 확대 운행에 대한 사업계획을 수립해 노선면허를 신청하면 철도사업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철도사업자에 대한 자격 적격성, 사업계획 적정성, 철도교통 안전성 등을 검토해 이상이 없으면 면허를 발급할 계획이다.

노선면허 발급 후에는 승무원 교육과 편의시설 마련, 안전관리체계 승인 등 절차를 거쳐 올 추석 전에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정확한 운행 시간과 정차역, 이용 요금은 9월 전까지 협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복합열차, 정비 효율화를 통한 차량 운행 확대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운행 시간표 조정은 조금 있을 수 있지만 운행 규모는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객 증가로 예매 대란 등 문제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큰 부하가 걸리는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구간별 좌석 점유율이 다르고 하루 왕복 2회가 추가되는 상황이라 부담이 큰 상황은 아니다"며 "현재 운행 규모 내에서 고속철도 서비스 이용 지역 범위를 넓히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2027년 선로 용량이 포화 상태인 평택~오송 구간 2복선화, SRT 차량 14편성 추가 도입 시기에 맞춰 열차 증편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SR은 차량 구매를 발주 중이며 상반기 중 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윤상 국토부 철도국장은 "앞으로도 고속철도와 준고속철도 신설 사업 등을 통해 국가철도망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전국 각 지역 국민들이 고속철도 서비스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열차 운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