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승계 전쟁] 코스맥스, 2세 경영 속도... 승계 무게추 '장남'에 기우나

2023-04-04 15:46

이병만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왼쪽)와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코스맥스 대표 [사진=코스맥스그룹]


코스맥스그룹이 2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장남과 차남이 나란히 지주사 대표에 오른 데 이어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이 보유한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을 장남에게 증여하며 승계 무게추가 장남에게 기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경수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코스맥스비티아이 주식 67만6400주(7.04%)를 지난달 13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장외 매도하고 이 회장 장남인 이병만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가 해당 지분을 장외 매수했다. 이후 이 회장 지분율은 19.23%에서 12.18%로, 이 대표는 3.00%에서 10.04%로 변동됐다.

코스맥스그룹 두 형제는 회사에서 일찌감치 각자 전공을 살린 업무에 집중해왔다. 

이병만 대표는 2005년 중국 생산본부에 입사해 물류와 구매 담당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2008년 상하이 교통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은 그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생산과 마케팅까지 두루 경험한 '중국통'이다.

이병주 대표는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에 코스맥스 기획팀에 입사했으나 2012년 맥도날드 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재무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14년 코스맥스USA 최고재무담당자(CFO), 최고운영담당자(COO)를 거쳐 2021년 코스맥스 미국법인 총괄을 맡고 있다.

두 형제는 각각 중국과 미국 사업을 맡고 있는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한 중국과 달리 미국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차남이 이끄는 미국법인(코스맥스USA)은 2013년 설립 이후 매년 1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338억원 순손실을 냈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으로 중국 사업을 이끄는 장남에게 승계 무게추가 기운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코스맥스그룹은 이번 지분 증여를 후계 구도와 연관 짓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이 회장과 모친인 서성석 코스맥스비티아이 회장은 코스맥스비타이 지분을 각각  12.18%, 20.62% 보유하고 있다. 아직 부부가 보유한 지분율이 높은 만큼 차남에게도 증여가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사업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코스맥스는 오하이오 공장과 뉴저지 공장을 통합해 고객사 접근성을 높이고 전략적으로 주요 품목을 키워 수익성을 강화한다.

코스맥스그룹 관계자는 "이병주 대표는 수익성이 악화된 미국법인 경영 효율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있고 그 효과로 손익분기점을 낮추고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놨다"면서 "지주사와 코스맥스 대표까지 맡아 한국과 미국 간 유기적인 연계로 미국 시장에서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