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예고된 오거스타…이경훈 "강풍과 인내심 싸움"

2023-04-05 00:00
첫 출전 컷 탈락 아픔 딛고 두번째 도전
지난해 경험 살려 아이언 샷 집중 연습

연습 중인 이경훈. [사진=이준헌 제공]

올해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비바람이 예고됐다. 첫 연습 라운드가 진행된 3일(현지시간)은 폭풍 전야처럼 구름이 짙게 깔리고 비가 간간이 내렸다.

난도 높기로 유명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 비바람은 치명적이다. 이 코스에 88명이 도전한다. '코리안 브러더스' 맏형 이경훈도 그중 한 명이다.

지난 2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모처에서 만난 이경훈은 "비만 오면 그린이 부드러워져서 공을 잘 받아준다. 공격적으로 치면 타수를 줄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번에는 바람이 동반한다. 강풍이 불면 인내심과의 싸움이다. 파 세이브를 누가 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이경훈은 이번이 두 번째 출전이다. 지난해 첫 출전 당시에는 컷 탈락하는 고배를 들었다. 2라운드 후반 9홀이 아쉬웠다.

지난해를 회상하던 이경훈은 "전반에는 잘했는데 10번 홀부터 무너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점수를 잃었다. 뭐에 홀린 것 같았다. 올해는 당황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훈이 주로 점수를 잃은 곳은 오거스타에서 유명한 아멘 코너(11~13번 홀). 이경훈은 이 코스에 대비해 아이언 샷과 퍼팅 연습을 했다. 13번 홀 변화에도 적응하는 중이다. 

"지난해 경험을 살려서 아이언 샷 연습을 많이 했다. 어프로치를 잘하면 점수를 줄일 수 있다. 정확도가 필요하다. 긴 퍼트 연습도 했다. 13번 홀은 전장이 길어졌다. 오히려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드라이버를 쥐면 된다. 두 번째 샷은 5번 아이언 거리(192m)가 남는다. 아멘 코너에서는 보기 한 개가 목표다."

14번 홀부터 18번 홀까지는 점수를 줄일 기회라고 봤다. "아멘 코너 이후에는 타수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잘 넘어가고, 집중해서 점수를 줄일 것이다."

이경훈은 아내를 만나고 여러 가지를 이뤘다. PGA 투어 진출, 투어 첫 승, 투어 2승까지다. 첫 승을 했을 때 아내(유주연씨)가 임신을, 2승을 했을 때 딸(이유나 양)이 태어났다. 아내도 그렇고 딸도 그렇고 복(福) 그 자체다.

이경훈은 "수요일 열리는 파3 콘테스트에는 아내와 딸이 함께한다. 지난해에는 (이)유나가 자서 파3 코스를 밟지 못했다. 올해는 걸으면서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맏형답게 동생들을 위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동생들이 정말 잘 쳐요. (임)성재와 (김)시우는 말할 것도 없어요. 입증된 선수죠. (김)주형이는 미국에서도 유명해요. 활력이 넘칩니다. 후배들이 잘하니까 나도 잘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