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망친 외국계 證, 평균 ROE 1.5% 저조

2023-04-03 16:35
적자전환에 마이너스 기록한 ROA… 리테일 한계
국내 증권사 ROE 2.4% ROA 0.9% 뜻밖에 선방

[자료=금융투자협회]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외국계 증권사들 수익지표가 크게 악화됐다. 외국계 증권사의 리테일 환경 한계와 국내 자본시장 규제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외국계 증권사(지점 포함) 17곳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로 지난해보다 12.3%포인트 감소했다. 평균 총자산이익률(ROA)은 -0.9%를 기록했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기업의 수익성 지표를 가리킨다. 주주가 가진 지분에 대한 이익 창출 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외국계 증권사의 수익 창출 능력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ROE 상위를 차지한 증권사는 △골드만삭스 17.3% △메릴린치 17.3% △JP모건 16.6% △크레디트스위스(CS) 12.8% 등이다. 반면 하위 5개사는 △IMC증권 -65% △CGS CIMB -9.1% △BNP파리바증권 -3.0% △ING증권 -0.9% △스탠다드차타드증권 -0.4% 등이다.
 
ROA는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눈 값을 가리킨다. 이익 창출 능력보다는 기업이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ROA 상위 증권사 5곳은 △크레디아그리콜아시아 6.5% △CS 6.0% △메릴린치 4.9% △UBS증권 4.2% △씨티그룹글로벌마켓 3.6% 등이며, 하위 5곳은 △IMC증권 -46% △CGS CIMB -4.8% △BNP파리바증권 -1.7% △ING증권 -0.8% △스탠다드차타드증권 -0.4% 등이다.
 
지난해 다수 외국계 증권사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스탠다드차타드증권, ING증권은 각각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으며 BNP파리바증권은 적자 폭이 확대됐다. 그 외 증권사들은 영업이익이 50~90% 감소하는 등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난 외국계 증권사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도이치 등이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증권사 영업 실적이 부진해진 원인으로 투자은행(IB) 중심인 영업 방식을 꼽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간 외국계 증권사들은 IB 중심으로 영업을 펼쳐 수익을 올렸다”며 “파생상품 규제가 강화되고 IB 업황이 악화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는데 리테일의 한계에 부딪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34개 증권사 평균 ROE는 2.4%, 평균 ROA도 0.9%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금융투자 환경이 악화됐지만 다수 증권사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자기자본투자(PI) 효율성을 개선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국내 증권사 평균 ROE는 5.8%, 평균 ROA는 1.9%로 외국계 증권사보다 각각 8.1%포인트. 2.6%포인트 낮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는 지난해 자산효율성이 높은 증권사와 그렇지 못한 증권사로 양극화된 모습을 보였다”며 “국내 증권사도 환경이 좋지 않지만 방어적인 전략이 통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