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형의 밀설] 핵위협 수위 올리는 北…'태양절' 낀 4월 남북긴장 최고조

2023-04-01 06:01
3월 내내 도발한 북한, 4월에도 무력시위 예고
한·미·일, 3일 남해서 해상훈련…美 핵항모 투입

조선중앙TV는 3월 28일 "중부전선의 중요 화력타격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미사일부대에서 27일 관하 구분대들을 중요 화력타격 임무 수행 절차와 공정에 숙련시키기 위한 시범교육사격 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북한이 ‘핵 협박’ 수위를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은 3월 내내 장·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섞어 쏘고 수중 핵어뢰 폭발시험까지 벌였다. 처음으로 전술핵탄두로 추정되는 물체까지 대거 공개했다.
 
매체를 동원해 ‘3월 도발’을 부각하며 4월에도 군사적 도발을 이어갈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4월에는 북한의 정치적 기념일과 한·미 정상회담까지 예정돼 있어 한반도 긴장은 고조될 전망이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31일 “조선의 3월은 세계 앞에 우리 국가의 불가역적인 초강세와 하늘 끝에 닿은 조선인민의 분노와 멸적의 의지를 더 똑똑히 각인시켰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3월 9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신형전술유도무기 발사,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21∼23일 핵무인수중공격정 폭발시험 등 이달의 주요 도발 사례를 일일이 언급했다.
 
노동신문은 “9일 화성포병부대를 찾은 총비서동지(김정은 국무위원장)가 화력습격훈련도 몸소 보아주시며 전쟁억제와 전쟁의 주도권 쟁취를 위한 전략적 2대 임무수행에서 완벽을 기할 수 있게 엄격히 준비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화성-17형 발사에 대해서는 “적들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위협적인 현실로 다가온 무력충돌 우려를 인식시키며 언제든 압도적인 공세 조치로 대응해나가려는 우리 당과 정부의 실천적인 행동 의지를 더 선명히 보여준 계기”라고 자평했다.

또 “그이(김정은)께서 수중핵전략공격무기체계의 개발완성을 위해 무려 29차의 무기시험을 정력적으로 지도했다는 사실을 접하고 온 나라 인민이 뜨거운 격정에 잠겼다”고 선전했다.

노동신문은 “백전백승의 강철의 영장이신 총비서동지를 높이 모셨기에 우리 국가의 힘은 언제나 초강력이며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는 것이 조선의 3월이 역사에 다시금 뚜렷이 새기는 진리”라고 강조했다.
 
다만 3월 28일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 北, 직경 50㎝ 전술핵탄두 첫 공개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 속 벽면 패널에는 화산-31로 명명한 전술핵탄두의 투발수단(탑재무기) 8종이 제시됐다. 실물로 전시된 것은 10개 이상으로 보인다. 전술핵탄두는 직경 50㎝ 미만으로 추정된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및 KN-23 개량형 미사일, KN-24 미사일, 600㎜ 초대형 방사포, 핵장착 무인수중공격정(핵어뢰) 해일, 화살-1·2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신형 단거리 전술 지대지미사일 등이 포함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기연구소로부터 핵무기발전방향과 전략적 방침에 따라 공화국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최근 년간의 사업정형과 생산실태"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월 28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주장을 다 믿을 수는 없지만 북핵 위협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5·6차 핵실험에 앞서 핵탄두 모형을 각각 공개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개가 전술핵탄두에 대한 7차 핵실험을 예고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조만간 핵실험 가능성” vs “임박 아냐”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2016년 9월 5차 핵실험,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하기 전에 김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 지도라는 형식으로 핵실험에 사용할 핵탄두를 미리 공개했다”고 진단했다.
 
정 실장은 “북한이 이처럼 5차 핵실험 때부터 핵실험에 사용할 핵탄두를 미리 공개하는 것은 핵탄두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정 실장은 “북한이 지난 3월 28일 전술핵탄두 실물을 전격 공개한 것은 빠르면 수일 안에, 늦어도 오는 9월 9일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일 전에 이번에 공개한 전술핵탄두를 갖고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고위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핵탄두는 실제 핵탄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만약 김정은이 거짓으로 핵탄두를 만들어 직접 작명까지 해서 공개한다면 이는 굉장히 우스운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일단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면서도 핵실험이 임박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 체제에서 패턴은 실물을 공개하고 핵실험을 했었다”며 “북한이 핵탄두를 열 개 이상을 공개했는데, 이것은 실험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핵방아쇠 종합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관리 단계”라며 “실전 배치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전 배치했다면 핵실험이 필요 없다. 다 완성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4월 北 정치기념일·한미정상회담 예정…도발 우려
4월 중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기념일(9일),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1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25일) 등 정치적 기념일뿐 아니라 한·미 정상회담(26일)까지 예정돼 있어 해당 일정 전후로 도발이 우려되고 있다.
 
군 정찰위성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북한 우주개발국은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참석해 북한의 4월 위성 발사 여부와 관련해 “가능성은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북한이) 그동안 미사일과 ICBM을 발사하면서, 결국 위성과 ICBM의 기본 원리는 같기 때문에 위성 발사를 위한 기술을 축적해 왔다”고 했다.
 

한·미 해군 연합 해상훈련이 열린 3월 27일 제주 남쪽 공해상에 진입한 미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CVN 68·10만t급)에서 F/A-18F 슈퍼호넷의 이·착함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길이 332.8m, 폭 76.8m, 승조원 5500~6000명 규모인 니미츠함은 F/A-18F 슈퍼호넷 등 전투기와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수송기, 헬기 등 각종 항공기 90여 대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한·미 연합상륙훈련 3일까지…한·미·일, 대잠수함전 훈련도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힘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3월 13일부터 23일까지 역대 최장기간의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가 진행됐다.
 
지난달 20일 시작해 이달 3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해병대의 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은 5년 만에 사단급으로 부활해 규모와 범위가 대폭 커졌다. 해외 주둔이 아닌 미 본토 해병대도 7년 만에 한국을 찾아 한국 해병대와 손발을 맞췄다.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 등 미국의 전략자산도 상시 배치 수준으로 한반도에 전개되고 있다.
 
한·미·일 연합해상훈련도 예정됐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오는 3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대잠전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훈련에는 니미츠호와 한국 해군 이지스함 등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에도 한·미·일 3국의 해상훈련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니미츠호가 속한 미 제11항모강습단 크리스토퍼 스위니(소장) 단장은 지난달 28일 니미츠호 선상에서 가진 내·외신 대상 기자회견에서 “부산에서 출항한 뒤 한·미·일 3자 훈련을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한·미·일은 이번 대잠전 훈련을 통해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3국 해상 전력 간 상호운용성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3월 29일 경북 포항 일대에서 한·미 해병이 함께하는 2023 쌍용훈련, 결정적 행동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해병대사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