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늘의 뉴스 종합] 포기할 수 없는 中 시장…이번 주 주요 게임사 주총 잇따라 外
2023-03-26 22:16
◆ '매출액 46조' 포기할 수 없는 中 시장…'큰손' 만나 해결책 찾나
미·중 패권 경쟁 속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첨단 기술’은 물론 중국의 ‘시장’ 역시 포기할 수 없어서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구원투수로 나섰다. 중국의 고위급 관계자를 만나 현지 사업의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계열사의 사업은 물론 올해 분수령을 맞을 반도체까지 활로를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방중 목적을 두고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에 있는 삼성의 사업장을 방문한 건 3년 만이기 때문이다. 앞서 2020년 5월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들른 게 마지막이었다. 이번에는 톈진에 있는 삼성전기 전자부품 생산공장을 방문했다.
이번 중국 방문은 고위급 관계자를 만나기 위한 이 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반도체 등 미국의 대중 견제가 거세지면서 중국에서 운영하는 공장뿐만 아니라 현지 시장에서의 사업까지 타격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업이 반도체다. 지난 21일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을 통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가드레일’ 조항을 내걸었다. 보조금을 받으면 향후 10년간 중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 10월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관련 중대한 시점을 앞두고 있어 이와 관련한 결단을 위해 고위급 관계자들과 소통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올해 10월 이후 미국 정부가 1년 유예 조치에 대해 기간을 연장하지 않으면 사실상 시안 공장은 첨단장비 반입이 불가능해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공장 철수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철수를 현실화할 경우 중국 정부의 반발이나 보복 조치 등 가능성이 있어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중국 내 사업이 악화하고 있는 점도 중국 방문의 이유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주로 공급하는데, 경기침체로 수요가 대폭 줄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도 중국에서 계속 1% 미만의 점유율로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장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계열사의 중국 사업을 직접 챙기기 위해 중국 고위급 관계자와 만남을 추진했다고 보는 이유다.
실제 삼성의 전 계열사를 고려하면 중국향 매출 비중은 무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 302조2314억원 가운데 중국 시장이 35조6258억원으로 약 12%를 차지했다.
또 삼성전기는 같은 기간 중국향 매출이 3조1775억원으로 전체(9조4246억원)의 34%가량을 나타냈다. 삼성디스플레이(4조5906억원)와 삼성SDI(2조6616억원)도 지난해 각각 13%를 기록했다. 이처럼 주요 계열사의 지난해 중국 매출을 단순 합산해도 46조원을 넘어선다.
한편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중국 톈진시 서기와 면담을 했다. 천민얼 톈진시 서기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표적인 측근 중 한 명이다. 또 중국 중앙부처 지도급 인사가 모이는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도 참석했다. 이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 '분양권 전매제한' 수도권 10→3년 완화…이르면 이번 주 시행
이르면 이달 말 수도권에서 최대 10년인 전매제한 기간이 최대 3년으로 대폭 줄어든다. 비수도권 전매제한 기간은 최대 4년에서 1년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를 골자로 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24일 차관회의를 통과해 오는 28일 국무회의를 거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달 안으로 해당 개정안을 공포·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1·3대책에서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대 전매제한 기간이 10년인 수도권의 경우 공공택지(분양가 상한제 적용) 및 규제지역은 3년, 서울 전역이 포함되는 과밀억제권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완화된다.
시행령 개정 이전 이미 분양을 마친 아파트에도 소급적용한다.
이에 과밀억제권역인 서울 강동구에 있는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의 경우에도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8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전매제한 기간은 당첨자 발표 이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입주 예정일인 2025년 1월 전에 분양권을 팔 수 있다.
다만 실거주 의무 폐지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 부과한 2∼5년의 실거주 의무를 아예 폐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국회에서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개정안은 현재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실거주 의무 폐지도 소급 적용되므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둔촌주공의 경우 실거주 2년 의무가 사라진다. 분양 계약자는 입주 때 잔금이 부족할 때 직접 살지 않고 전세를 놓을 수도 있다.
◆ 이번 주 주요 게임사 주총 잇따라…변화보다는 '안정' 기조 대세
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이번 주 일제히 열린다. 이번 주총에선 임기가 만료되는 게임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재선임될 예정이다. 전반적으로 큰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분위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정우진 NHN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 등 올해 3월 임기가 마무리되는 대표이사들은 대부분 이번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마찬가지로 사내이사 임기가 끝나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역시 이번에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계획이다. 지난 24일 주주총회를 실시한 넥슨게임즈의 경우 박용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업계에선 이들의 재선임이 순탄하게 이뤄질지 관심이 크다. 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과 김창한 대표는 나란히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며 크래프톤을 크게 성장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다만 크래프톤 주가가 상장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일부 소액주주들은 네이버 카페 등을 통해 장병규 의장과 김창한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역시 한때 암호화폐 '위믹스'가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는 부침을 겪은 바 있다. 다만 암호화폐 '위믹스'의 성장을 이끈 공이 있는 데다가 최근 코인원 등 국내 원화 거래소 재상장에 성공하면서 반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장 대표는 주주총회 직후 별도로 주주들과의 대화를 통해 현장에 있는 주주들의 질문에 직접 답할 계획이다.
넷마블의 경우 권영식·도기욱 각자대표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다. 두 대표는 그간 집행임원 자격으로 넷마블을 이끌었다. 집행임원의 경우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실제 적용하는 역할에 국한된다. 넷마블은 지난 2016년 기업 투명성 제고와 이사회 감시 기능 강화를 위해 해당 제도를 도입했지만 보다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이번에 집행임원제를 폐지한다. 지난해 10년 만에 연간 영업적자를 내면서 신속한 의사 결정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한 모습이다.
주요 게임사 중에서는 컴투스의 송재준 각자대표가 유일하게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송 대표는 오는 4월부터 컴투스의 글로벌 최고 투자 책임자(GCIO)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투자를 통한 해외 시장 확대와 신규 사업 발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송재준·이주환 각자대표 체제는 이주환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대다수 게임사들이 이사의 보수 한도를 동결하기로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NHN·컴투스·위메이드 등 다수 업체들이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의 보수 한도를 안건에 올렸다.
다만 이 중 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위메이드의 경우 전체 이사 숫자가 늘어나면서 실질적으로 1인당 이사 보수는 축소될 전망이다. 방준혁 의장과 김창한 대표의 경우 지난해 상여금도 일절 받지 않았다. 앞서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100억원대에서 나란히 80억원으로 줄이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했는데, IT업계의 전체적인 불황 속 긴축경영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