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츠로시스, 의문의 120억 유증… 연구비 가뭄 속 인수 추진

2023-03-26 17:44
환경기업 상림이엔지 45억원에 인수
신평사 전망엔 "성장성 미미한 사업"
재무적 안정성 높이는 데 역효과 우려

[사진=비츠로시스]

스마트인프라 사업을 하고 있는 비츠로시스가 최근 유상증자, 기업인수 등을 추진했다. 비츠로시스는 이번 자금조달 및 기업인수를 통해 악화된 실적을 개선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츠로시스는 최근 120억원 규모의 유증을 단행했다. 지난해 기준 비츠로시스의 자기자본이 118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유증으로 자기자본 대비 101.69%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할 계획이다.
 
비츠로시스는 유증을 통한 자금조달 후 △해외인프라 구축사업 △기존사업 연구개발비 △사업확장(ITS, BIS, BMS) 관련 운영자금 등에 사용할 방침이다.
 
우선 해외인프라 구축사업에 조달자금을 1순위로 사용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해외법인 설립을 위해 컨설팅 비용, 사무실임차 비용, 현지인력 채용 비용 등 오는 2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 13억7000만원을 사용한다.
 
이어 종합예방진단시스템, PSD 제어반 등과 관련된 연구개발비로 2025년 3분기까지 51억7000만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또한 사업확장을 위해 올 4분기부터 오는 2026년 4분기까지 52억4800만원을 투입한다.
 
기존에 △기존사업운영자금 △본사공간확충 등은 1차 발행가액 정정으로 177억3600만원에서 120억원으로 줄어들며 제외됐다.
 
이처럼 유증 이후 계획을 밝힌 비츠로시스는 지난 20일 환경 전문기업 상림이엔지 지분 100%를 45억원에 인수했다. 비츠로시스는 상림이엔지가 보유한 상수관망 유지관리 시스템, 스마트빌딩, 공장 자동화시스템 등의 기술력을 통해 환경부문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문제는 상림이엔지가 성장성 있는 기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상림이엔지가 영위하는 산업에 대해 ‘산업의 종합전망이 보통이며, 경제여건 및 환경악화에 따라 사업환경의 변화가 우려된다. 일정 수준의 규모를 유지하나 성장성은 미미한 산업’이라고 평가했다.
 
비츠로시스의 설명처럼 매출을 개선시킬 기업에 대한 평가라고 보기에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앞서 비츠로시스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 말까지 영업손실 23억5924만원, 당기순손실 23억8121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도 비츠로시스의 행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사업확장보다는 재무적 안정성을 높이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츠로시스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본잠식으로 인해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던 상황이다. 불과 2년 전인 2021년 5월에는 자본잠식률 60% 가까이 치솟았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적자가 누적돼 잉여금을 모두 사용한 후 자본금까지 잠식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당시 경영정상화를 위한 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비츠로시스로서는 악재를 만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이기재 비츠로시스 대표이사는 겸직대표를 맡고 있는 우수정기를 통해 무상감자, 회사분할 추진 등으로 회생절차를 종결했다. 앞서 2020년 이 대표는 우수정기 스마트인프라 사업확장을 위해 비츠로시스를 인수했다.
 
이에 지난해 7월 가까스로 코스닥시장위원회로부터 상장유지 결정을 받은 상황이다. 이마저도 우수정기가 여유자금이 있어서 가능했던 얘기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우수정기의 2021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유용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억6754만원으로 전년 대비 7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수정기→브이에이치1→비츠로시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모기업의 지원사격은 큰 힘이 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며 “비츠로시스의 재무적 안정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