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황영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 "TDF 운용 제1원칙은 안정에 또 안정"

2023-03-22 11:00
TDF는 은퇴시점까지 안정적으로 운행하는 자율주행차
매래에셋자산운용만의 차별점은 독자적·저비용·다양성
연금수령액 높으면 세율 급등… 세제혜택 더 확대 필요

황영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전략투자부문 본부장이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미래에셋자산운용빌딩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타깃데이트펀드(TDF)는 내가 잘 모르는 곳을 직접 운전해서 가는 대신 목적지(은퇴 시점)만 입력하면 되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고 가는 것과 같다.”
 
황영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전략투자부문 본부장은 지난 14일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TDF가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TDF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TDF는 은퇴시점에 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투자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 준다”면서 “다양한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해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TDF는 내 노후를 자동으로 안전하게 인도하는 ‘자율 주행차’
 
황 본부장은 최근 TDF의 장점으로 편의성을 강조했다. 그는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가입자들 대부분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배분을 직접 하기란 쉽지 않다”며 “어렵거나 귀찮은 일을 쉽게 해 준다는 관점에서 향후 TDF의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이는 일반 직장인이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전문가 영역에서 장기간 투자에 선뜻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가입자들 상당수가 금융업이 아닌 타 업종 종사자들로 은퇴 시점에 맞춰 직접 자산 배분에 나서기 어렵다는 게 황 본부장의 설명이다.
 
현재 퇴직연금 시장에서 원리금 보장 상품의 비중은 90%로 압도적으로 높다. 황 본부장은 “투자경험 부족 등으로 섣불리 투자했다가 원금에 손실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큰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투자대상 지역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확대되고, 투자대상 자산도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 등으로 늘어나면 노후 자금을 실적 배당형 상품에 선뜻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TDF는 개개인의 각자 생애주기에 맞춰 글로벌 자산 배분을 알아서 해주는 실적 배당형 상품”이라며 “젊을 때는 주식 비중을 높여 적립금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은퇴시점에 가까울수록 채권 비중을 높여 그동안 쌓은 적립금을 보전하는 데 집중하는 투자 과정을 알아서 자동으로 해준다”고 말했다.
 
TDF는 Target Date Fund의 약자다. 우리말로 ‘목표시점 펀드’로 해석한다. 예상 은퇴 시기에 따라 펀드매니저가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운용한다.
 
TDF는 디폴트옵션(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과 궤를 같이한다. 디폴트옵션은 직장인이 자신의 퇴직연금 운용을 위한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한 운용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2%에 미치지 못하는 등 저조하자 수익률 제고를 위해 디폴트옵션 조항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내놨고, 작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디폴트옵션 도입과 관련해 황 본부장은 “글로벌 분산투자를 통해 노후 소득을 안정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계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집중된 상황에서, 퇴직연금의 실적 배당형 상품 비중을 높여 낮은 공적연금의 소득 대체율을 보완할 필요가 있었다”며 “부동산에 집중된 가계 자산을 다양한 글로벌 자산으로 분산해야 할 필요성도 요구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디폴트옵션 적격 상품으로 인정받은 실적배당형 220개 상품 중 TDF가 포함돼 있는 상품 개수는 165개에 달한다. 디폴트옵션 제도가 진행될수록 TDF 시장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국내 TDF 규모는 2019년 말 기준 설정액 2조9000억원에서 작년 말 9조1000억원으로 세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작년 말 기준으로 점유율 43%로 1위를 기록 중이다.
 
미래에셋 TDF 차별점은 독자적인 생애주기 자산 배분 곡선 설계·저비용·다양성
 
황 본부장은 미래에셋 TDF의 차별점으로 △독자적 글라이드 패스 설계 △저비용의 패시브 ETF 편입 △다양한 ETF 분산투자 △일관된 의사결정을 꼽았다.
 
우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독자적으로 설계한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 생애주기 자산배분곡선)는 타사 TDF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황 본부장은 TDF가 ‘자율주행 자동차’라면 글라이드 패스는 ‘자율 주행 시스템’으로 빗댔다. 특히 글라이드 패스 설계에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미래에셋증권 홍콩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했던 황 본부장의 선진 금융 노하우가 그대로 담겨있다.
 
그는 “경쟁사들이 TDF를 해외 운용사에 위탁운용할 때, 미래에셋자산 배분TDF는 글라이드 패스를 국내 최초로 자체 설계했다”며 “이를 위해 TDF 운용 초기부터 적용, 퀀트 기반의 글로벌 투자전략과 글로벌 자산 배분 담당 애널리스트, 홍콩법인에서의 운용 경험 등을 바탕으로 손실회복기간을 최소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직접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저비용과 다양한 상품투자도 강점이다. 미래에셋자산 배분TDF는 저비용의 패시브 ETF를 편입해 장기투자에 따른 복리효과를 노린다. 이를 통해 비용은 낮추고 수익률과 안정성을 높였다.
황 본부장은 “경쟁사 TDF들 대부분 해외 위탁 또는 자문 운용사의 펀드들만 편입하고 있지만 미래에셋TDF는 크게 다르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순자산과 거래대금을 만족시킬 경우 특정 운용사에 국한하지 않고 가장 낮은 보수의 지수 추종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들을 편입한다”고 말했다.
 
패시브 ETF를 분산 투자해 위험 완충 장치를 한층 더 강화했다. 지수 추종 패시브 ETF 자체가 다양한 종목들에 분산투자를 하지만 미래에셋자산 배분TDF는 다양한 ETF에 투자하면서 안정성을 높였다. 황 본부장은 “주식, 채권, 원자재 ETF들을 60여 개 이상 편입해 분산투자를 하고 있다”며 “또한, 지수 이상의 추가 수익 추구를 위해 주식 내에서는 인공지능(AI), 로봇, 클라우드, 자율주행, 2차전지 등 혁신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ETF들도 편입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채권의 경우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미국 국채 및 상위권 투자등급 회사채 투자 비중이 높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해왔던 이유는 바로 원금 손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체자산으로는 금과 원유, 구리, 선진국 리츠 등에 투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관된 의사결정도 미래에셋 TDF의 강점으로 꼽았다. 대부분의 TDF는 TDF 운용역과 TDF에서 편입하는 피투자펀드의 운용역이 다르다. 이는 운용역 간의 커뮤니케이션 엇박자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래에셋자산 배분TDF는 모자(母子)형 구조로 TDF와 TDF에서 편입하는 모펀드를 같은 운용역이 글라이드 패스에 기반해 운용한다.
 
황 본부장은 “이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도 일관성 있는 투자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면서 “글로벌 투자에서 중요한 부분이 환 헤지인데, 미래에셋자산 배분TDF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에 따른 환 위험을 글로벌 자산 배분과 일원화한 뒤 관리하면서 환 헤지 비율을 항상 95% 내외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영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전략투자부문 본부장이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미래에셋자산운용빌딩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투자자들의 신뢰 유지가 가장 큰 목표
 
황 본부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DF시장에서 1위를 기록 중인 만큼 다른 목표에 대해 장기간 안정적인 운용을 이어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고객의 평안한 노후에 기여한다는 비전 아래 연금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TDF는 장기 상품인 만큼 오랫동안 투자해도 되겠다는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TDF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건, 이러한 노력에 투자자들이 신뢰를 보내준 결과”라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우리의 첫째 목표는 대표적 연금 상품인 TDF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라며 “둘째는 첫째 목표를 잊지 않고 꾸준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부의 세제혜택이 확대돼야 투자자들의 유입도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연간 연금수령액이 1200만원(월 100만원)을 넘지 않을 경우 분리과세 시 3.3~5.5%의 세율이 적용되지만 1200만원이 넘으면 세율은 연금수령액 전액의 16.5%가 부과된다. 월 100만원의 연금수령액은 현재 물가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에 세제혜택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황 본부장은 “연간 수령액이 월 100만원을 넘을 경우 세율이 갑자기 뛰는 문제가 있다”면서 “세제 혜택이 지금보다는 올라가야 시장이 더 커지고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의 유입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영진 본부장은?

황영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전략투자부문 본부장 약력
출생년도 : 1974년
학력 : 연세대학교 경제학(학사), 연세대학교 경제학(석사)
경력 :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01.8~08.8), 미래에셋증권(홍콩) 리서치센터,PI(08.9~12.9),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고유자산운용본부(12.10~16.1),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에셋리서치본부(16.1~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