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硏 "한국형 원전, 내년까지 30조원 규모 수주…기업 발굴 등 금융지원해야"
전 세계 원전시장 확대와 현 정부의 정책전환 속 국내 원전산업이 내년까지 2년간 총 30조원 규모의 수주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진 만큼 금융권 역시 원전 수출 관련 기업 대출, 강소기업 발굴 등 금융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금융지주 산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김수진 ESG·기업금융연구실 연구위원은 20일 '원전 르네상스 개막-국내 원전산업의 수출경쟁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탈원전 기조로 위축됐던 국내 원전산업이 원자력발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선회하면서 원자력 발전과 공급, 연구분야 등 산업 전반이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뿐 아니라 원전에 부정적이던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주요국에서도 최근 원전을 활성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 세계 원자력 발전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33년까지 매년 19~33GW 규모의 신규 원전이 건설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원전 전성기였던 1970년대(연간 26.5GW)에 버금가는 수준이고 최근 10년간 평균 착공실적(6.5GW)보다는 3~5배 이상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연구소 측은 전 세계적으로 다수의 신규 원전 프로젝트가 추진 중인 가운데 '한국형 원전'은 올해와 내년까지 30조원 규모의 수주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 2017년 중단된 신한울3·4호기가 오는 2032년 가동을 목표로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해외에선 이집트 엘바다 원전에 기기 공급과 관련해 국내업체 참여(3조원 규모)가 확정됐고 유럽·중동 등에서 신규 수주(약 600억 달러)를 위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원전 수요가 늘고 있지만 발전소 시공능력을 갖춘 국가는 한국과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중국 등 일부에 그친다. 이 중 한국의 경우 시공능력과 평판, 가격 등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어 수출 경쟁력이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원전 사업을 전면 중단했고 러시아와 중국은 신냉전 기류로 배제하는 분위기가 높다"며 "해외 시장에서 실질적인 경쟁상대는 미국과 프랑스"라고 설명했다.
연구소 측은 전 세계 원전산업 확대에 대응해 금융사들이 원전 수출에 대한 프로젝트금융과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대한 운영자금 대출 등을 통해 기회를 모색하고, 원전 강소기업을 발굴해 금융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의 경우 원전산업 자급도가 높아 해외 원전 수주 시 시공, 기자재·부품 제조, 발전소 운영 등 전반에 걸쳐서 국내 기업들의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장기간 침체를 경험했던 전 세계 원전시장은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중요성이 강조돼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수요 확대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원전 수출이 활성화돼 원전 밸류체인 전반에 국내 기업 수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사회의 정치 등 영향력이 중요한 원전산업 특성상 안전한 해외 개척을 위해 양국 정부 간 협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