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국민카드, IT에도 '애자일' 도입…개발 효율성 높인다

2023-03-14 15:13

 

KB국민카드가 ‘애자일 개발방법론’을 도입해 소프트웨어 개발 효율성을 높인다. 우선 전문가에게 자체 수립한 방법론 초안을 검증받은 뒤 실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이후 요건에 충족하는 소규모 개발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전통적인 금융사가 이 방식을 도입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이는 KB금융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애자일(민첩한) 조직’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현재 ‘애자일 개발방법론 수립을 위한 전문가 도입’ 입찰 공고를 내고 용역업체를 모색 중이다.
 
애자일 개발방법론은 기존 개발 방식(초기 의존, 무계획)의 중간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초기 계획에 의존하는 개발법은 추가 요구사항과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개발 속도도 다른 방식에 비해 느리다. 반대로 계획 없이 개발을 진행하면 변수를 예측하기 힘들고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한계가 명확하다.
 
애자일 개발방법론은 그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제시한다. 문서를 통한 개발이 아닌 실질적인 코딩을 통한 방법을 제시해 일정 주기별 프로토타입(성능 검증이 목적인 시제품)을 만들어낸다. 이후 상황에 맞춰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나가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KB국민카드는 용역 사업 영역을 ‘방법론 기획 및 수립’과 ‘스프린트(작은 단위의 개발) 업무’ 등 2가지로 나눴다. 기획·수립 사업은 자체 수립한 방법 초안을 검증하고 세부적인 지침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이후 일정 수준까지 상세화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스프린트 개발은 이를 실질적인 영역에 적용하는 것으로 3개월간 3회의 개발 작업을 거친다.
 
이 방식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신속한 제품 출시가 가능해지고 MVP(최소 기능 제품) 개발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지원할 수 있다. 금융권 감독기관 규제에 충족하는 KB국민카드만의 최적화된 개발 방식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과 IT(정보기술)를 하나로 융합한 애자일 조직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개발방법론이 필요했던 상황”이라며 “이에 관련 초안을 수립했고 적용 가능한 영역 내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KB금융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애자일 조직문화’ 정착과도 긴밀한 연관성을 갖는다. KB금융은 2017년부터 일찌감치 애자일 방식 조직 운영을 도입했다.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훨씬 앞섰다. KB국민은행 역시 애자일 전담조직인 ACE를 구성했고, 재작년에는 ‘KB애자일 센터’도 신설했다. 센터는 애자일 방법론을 만들고 애자일팀 운영을 가르치는 역할을 맡는다. KB국민카드 역시 2018년 전사적인 혁신 과제를 수행할 별도 상설 조직인 애자일 그룹을 도입한 바 있다. 여기에는 "빨라야 살아남는다"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