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이제 정치 내려놓으시라" 전 비서실장 유서...경찰 "공개 불가, 양해 부탁"(종합)

2023-03-10 17:1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자택 앞에서 10일 오전 취재진이 취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었던 전모씨가 9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의 유서에는 이 대표 향해 정치를 내려놓으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그의 사망을 두고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 탓이라고 해명했다. 

10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사망 현장에서는 전씨가 쓴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전씨 유서에는 남겨진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이 대표를 향해 서운한 마음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는 심경과 함께, 이 대표의 이름을 언급하고 "이제는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지요"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드릴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씨는 전날 오후 6시 45분께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이헌욱 전 GH 사장의 사퇴로 사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 퇴직 전후로 그는 이 대표를 둘러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지난 1월 3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 공판에서 이름이 거론됐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 전 비서실장이 '2019년 5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김성태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증언하면서 전씨와 관련된 언론 보도가 이어진 것이다.

전씨 유족은 "성남FC 의혹 사건으로 퇴직 전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앞두고 있던 조사는 없었다"며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시신 부검을 검토하고 있다.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부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경기도 수원의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주재하며 전씨의 사망 책임을 강도 높은 검찰의 수사 탓으로 돌렸다. 이 대표는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입니까. 수사당하는 게 제 잘못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