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회 연재하면 2회 반드시 쉬어야"…정부, 웹툰작가 휴재 기준 마련한다

2023-03-08 16:22
상반기 중 고시되는 웹툰 분야 표준계약서에 이 같은 내용 담길 예정

[사진=웹툰작가노동조합]

정부가 상반기 중 고시되는 웹툰 분야 표준계약서에 작가들의 휴재권과 분량 제한 관련 내용을 반영할 방침이다.

안미란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장은 지난 7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웹툰 작가들의 노동환경 실태와 건강 문제' 국회 토론회에서 "표준계약서 내에 휴재권과 분량 제한 조항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라며 "작가들의 건강 문제가 매우 중요한 이슈라는 것에 저희도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 과장은 "웹툰 연재 계약서 초안에 휴재 관련 조항이 마련돼 있다"라며 "서비스 제공업자가 저작권자에게 창작 중 적절히 휴재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규정했고, 이와 함께 건강한 창작 활동을 위해서 연재 주기 기준 50회당 2회씩 반드시 휴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안 과장은 만일 저작권자가 휴재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경우, 서비스 제공업자는 미보장된 휴재 기간만큼 대상 저작물의 연재를 중단하고 저작권자에게 휴재를 권고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또 합의를 통해 무급 휴재권과 별도로 조건부 휴재, 유급 휴재도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초안에 담았다. 문체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표준계약서 재개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웹툰작가 노동환경과 건강실태 조사' 보고서가 발표됐다. 웹툰작가의 노동 실태를 구체적으로 조사함으로써 작가들의 신체·정신건강에 대해 면밀히 검토했다. 320명의 웹툰 작가가 온라인 설문에 참석했고 이에 더해 15명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이 진행됐다. 

그 결과 작가들의 64.4%가 근무 시간이 과중하다고 응답했고, 육체적 지침과 정신적 지침이 항상 있다고 응답한 작가들의 비율도 각각 29.4%, 31.6%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가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9.9시간이었고 마감 전날에는 11.8시간까지 늘어났다. 작가들은 업무강도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한 회당 그려야 하는 컷 수가 많아서', '연재 주간이 짧아서', '플랫폼 및 제작사의 압박' 등을 꼽았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장작노동자지회, 웹툰작가노동조합 등이 공동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