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임종룡號, 대대적 쇄신 단행....9개 자회사 대표 모두 교체

2023-03-07 16:36
지주는 '전략'·은행은 '영업' 중심 재편…조직 슬림화 등 방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사진=아주경제 DB]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체제하에서 우리금융이 대대적인 조직·인사 혁신을 단행한다. 카드, 캐피탈, 종금 등 임기가 만료된 자회사 대표 전원에 대한 교체가 결정됐고 임기를 남겨둔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그룹사 전반에 걸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7일 우리금융그룹 이사회는 이날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외부 전문가(김경우 대표)를 영입한 우리PE를 제외한 카드, 캐피탈, 종금 등 재임 2년 이상인 임기 만료 자회사 대표와 은행까지 9명 전원을 교체하기로 했다. 우리자산운용 대표에는 남기천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영입해 그룹 자산운용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진용을 강화했다. 각 자회사는 신임 대표가 부임 즉시 지주사 기본 전략에 맞춰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우선 우리금융은 자회사 업종 특성을 감안해 경영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임 내정자 의지에 따라 지주사를 슬림화하고 정예화했다. 그 일환으로 총괄사장제(2명)와 수석부사장제를 폐지하고 부문도 11개에서 9개로 축소해 지주 효율성을 높이는 데 힘을 실었다. 지주 임원 역시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6명을 교체 임명했으며 지주사 인력도 약 20% 감축하고 회장 비서실(본부장급)도 폐지했다.

또한 그룹 차원에서 조직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기업문화혁신TF(회장과 자회사 CEO 협의체)’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해 그룹 인사·평가제도 개편, 내부통제 강화, 경영승계 전략 등을 수립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주사 차원에서 미래사업추진부문도 신설해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통합 관리하도록 했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도 영업부문을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기존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하는 대신 국내영업·기업투자금융 등 2곳으로 재편해 각 부문 산하에 주요 영업 관련 그룹들을 배치했다. 또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해 신성장기업 대상 영업과 기관 영업 시장, 연금시장 등에 대한 영업력을 확충했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금융당국 요구에 부응해 상생금융부를 신설해 금융소외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 지원을 집중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지주와 마찬가지로 임원 수를 18명(기존 19명)으로 줄이고 12명을 교체 배치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임 내정자 취임에 앞서 새로운 조직 혁신과 미래 경쟁력 확보라는 신임 회장의 경영 전략 방향을 반영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부터 미뤄 온 지주, 은행 등 계열사 인사를 일괄 실시하는 개편을 단행함으로써 조기에 경영 안정을 기하고 쇄신 분위기를 진작하는 데 방점을 뒀다.

한편 연말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이원덕 은행장은 임 내정자에게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는 의미에서 스스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행장은 임 내정자가 회장에 취임한 직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신속히 가동해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 개혁에 촉매제가 될 과감한 경영진 인사와 조직 개편을 조기에 마무리한 만큼 신임 회장이 그려온 경영 로드맵대로 빠르게 영업 속도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