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검사 출신 성범죄 전담 변호사 "성범죄 사건, 초기 대응이 관건"
2023-03-07 15:19
#A씨는 회식 중 만취해 직장 워크숍을 통해 알게 된 B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ㄱ씨는 동성인 직장 동료 ㄴ씨의 신체를 만졌다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ㄱ씨에게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동성인 점을 고려해도, ㄱ씨의 행위가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할 만한 행위이기 때문에 유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임예진 아리아 법률사무소 성범죄변호사는 “직장 내 성범죄가 사회 화두로 떠오르면서 A씨나 ㄱ씨 사례와 같은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성범죄는 피해자 진술 내용을 토대로 수사가 이루어지는 부분이 있고 상황에 따라 합의나 반성문 제출 등 여러 사항을 결정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강제추행 등 성범죄에 연루되었다면 수사 초기,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
강제추행 성립요건과 본인 상황, 증거 등 대입하여 전략 대응할 것
임 변호사에 따르면 성범죄 중에서도 강간과 강제추행은 범죄 발생과 검거율이 높은 편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강간 및 강제추행은 2만1702건 발생했고 이 중 2만1061건이 검거됐다.
임 변호사는 “강제추행은 기본적으로 처벌 수위가 높고 피해자 연령과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피해자 가해자 합의 여부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며 "즉 사건 초기에 사건에 연루된 경위, 성립 요건, 피해자의 연령과 상황, 합의 가능성 등을 꼼꼼하게 따져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임 변호사에 따르면 강제추행 성립요건은 폭행, 협박 등 물리력 행사와 언어적인 협박이 있어야 한다. 협박 범위에는 직장 내 업무상 위력 행사,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사진, 영상 전송 등이다. 임 변호사는 “먼저 피해자와 가해자의 진술과 사실관계가 일치하는지, 성립요건에 부합하는지 등을 확인한다”며 “양측 모두 진술에 부합하는 증거가 있는지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합의해야 할지 강경대응을 해야 할지 등 입장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또 "수사 초기 양측 대응에 따라 수사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니 초기에 확실한 주관을 가지고 일관적으로 신빙성 있는 진술을 해야 한다"며 "물론 수사를 받으며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사 전에 형사변호사를 선임해 적절한 대응 방식을 결정하고, 독단적인 언행은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을 매우 까다로운 형사 사건이라고 설명한 뒤 "무조건 혐의를 부인하는 것도, 근거 없이 혐의를 인정하거나 상대와 합의를 하려는 시도도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사건이 복잡해지지 않도록 실력 있는 성범죄전담변호사와 함께 해야 한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