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돈 칼럼] 와이노믹스 1년, 이제 열매가 나와야 한다

2023-03-09 23:01

[신세돈 교수]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 꼭 1년이다. 압승이라던 개표 전 분위기와 달리 개표 초반부터 밀리다가 2022년 3월 10일 0시 정각 개표율 50%일 때 48.3% 대 48.3%로 동률을 기록한 뒤 최종적으로 48.56% 대 47.83%, 24만7077표 차로 역전했던 기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022년 5월 3일 발표하고 2022년 7월 26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 '110대 국정과제'에서 시작된다. 후에 균형발전특별위원회의 '지역균형발전 10대 국정과제'가 더해져 최종적으로 120대 과제가 되었다. 인수위 120대 국정과제의 국정목표는 ①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 ②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③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나라 ④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나라 ⑤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그리고 ⑥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 시대였다. 이 여섯 가지 큰 국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개(균형발전 부문은 따로 3개)를 약속하고 국가 재정을 총 209조원 투입할 것을 천명하였다.
 
그 첫 번째 약속, 즉 상식과 공정의 원칙 바로 세우기의 첫 번째 국정과제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완전한 회복 지원이었다. 정부 출범 당시 소상공인 코로나19 피해 지원이 가장 시급한 당면 정책과제였으므로 이를 국정과제의 제1장 제1절 과제로 삼았던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었다. 인수위원회가 2022년 4월 28일 '코로나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고 당청 합의(2022년 5월 11일)를 거쳐 '33조원+α(알파)'의 추가경정예산안이 5월 29일 국회에서 확정되었다. 이 '33조+α 추경'의 핵심은 약 29조원의 예산을 들여 연 매출 50억원 이하인 371만개 소상공인에게 매출 감소율에 따라 최소 6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 금액이 충분한 것이었는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지만 현장 분위기는 대체로 부족하다는 평이 일반적이었다. 그 다음날인 5월 30일 정부는 약 3조1000억원의 '긴급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27만가구에 대해 최대 100만원의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지급하고, 학자금 대출금리를 1.7%로 동결하며, 자동차 개별소비세 30% 적용을 연말까지 연장하며, 2021년 공시가격을 적용함으로써 재산세와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윤석열 정부의 종합적인 경제정책 청사진은 2022년 6월 16일 발표된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이다. ’저성장을 극복하고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이룬다‘는 목표 아래 ①민간 중심의 역동경제 ②체질개선 도약경제, ③미래 대비 선도경제, 그리고 ④함께하는 행복경제라는 4대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그 아래에 16개 세부 방향이 설정되어 있다.

제1 목표인 민간 중심의 역동경제의 핵심 정책 키워드는 규제 혁파, 투자 확대,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이다. 제2 목표인 체질개선 도약경제의 핵심 정책 키워드는 개혁이다. 연금 개혁, 노동시장 개혁, 교육 개혁 및 금융서비스시장 개혁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제3 목표인 미래 대비 선도경제의 핵심 정책 키워드는 과학기술 R&D 투자 혁신과 국가첨단전략산업 육성, 그리고 인구구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담고 있다. 마지막 제4 목표인 함께하는 행복경제에는 지역균형발전과 복지시스템 및 사회안전망 구축을 핵심 정책 키워드를 담고 있다.
이러한 여러 핵심 정책 키워드를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기기 위해 윤석열 정부는 여러 가지 조직과 전략회의를 개설해 개최했다.
 
첫째가 2022년 6월 14일 발표한 '새 정부 규제혁신 추진 방향'에서 대통령이 주재하고 총리와 장관, 기업, 전문가가 참여하는 '규제혁신 전략회의' 설치다. 전 정부 총리가 주재하던 기존 '규제개혁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것이지만 그에 더하여 '규제혁신추진단'을 새로 설치하여 덩어리 규제를 혁파하고 또 각 부처별로도 규제혁신 전담조직을 별도로 만들도록 하였다.
둘째가 '수출 전략회의' 개최다. 2022년 11월 23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1차 회의에서 수출 5대 강국 달성을 목표로 세우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며 전 부처가 직접 나서서 수출 역량과 수출 저변 확대를 지원하는 전략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전 정부부터 '확대무역 전략조정회의(문재인 정부)'나 '무역투자진흥회의(박근혜 정부)'라는 것이 있었지만 범부처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체계화·조직화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체제라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격월로 총리가 주재하는 '무역투자전략회의'가 개최되어 부처 간 수출 관리 체계를 종합 관리하고 있다.
셋째가 2023년 2월 1일 구미공대에서 개최된 1차 회의에서 처음 출범한 '인재 양성 전략회의'다.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개별적 정책을 통합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인재 양성 5대 핵심 분야를 A(항공우주), B(바이오), C(첨단소재), D(디지털), E(에너지)로 규정하고 지자체에 권한이나 예산을 대폭 이양하여 지역 주도의 인재 양성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넷째가 '신성장 4.0 전략회의' 설치다. 2022년 12월 21일 발표된 '2023년 경제정책 방향'에 처음 포함되었고 2023년 2월 20일 발표된 '신성장 4.0 전략'에서 구체화된 내용을 보면 신기술 분야, 신일상 분야, 신시장 분야 등 3대 분야에 15개 프로젝트를 집중 지원해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성장 4.0 전략에서 집중 지원되는 프로젝트는 2022년 10월 28일 '국가과학기술 자문회의'에서 선정된 3대 그룹, 즉 민간이 주도하는 혁신 선도 분야 기술(반도체, DP, 이차전지, 모빌리티, 원자력), 민관이 협력하는 미래 도전 분야 기술(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수소, 사이버 보안), 필수 기반 기술(인공지능, 로봇제조, 차세대통신, 양자)의 12대 '국가전략기술'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다섯째가 2022년 7월 7일 정부는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뒷받침하고 지속 가능한 재정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재정 전략회의'를 개최하였다. 209조원에 달하는 인수위원회 120대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도 재정적자를 GDP 대비 3% 이내, 국가부채를 50% 이내로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재정 혁신을 천명하였다.
여섯째는 '비상경제 민생회의'다. 2022년 7월 8일 '제1차 회의'에서 고물가 부담 경감 대책을 내놓은 이후 제2차 금융부문 민생 안정 과제, 제3차 주거 분야, 제4차 바이오헬스 산업 전략화 방안, 제5차 추석 민생 과제, 제6차 소상공인 대책, 제7차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 제8차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육성 방안, 제9차 스마트 팜 육성, 제10차 국제수지 대응, 제11차 경제활성화 대책, 제12차 2023년 경제정책방향, 제13차 물가안정과생계비 부담 완화 등 여러 주제로 현안 과제에 대처해 왔다.
일곱째는 2022년 12월 15일 열린 '국정과제 점검회의'개최다. ①단단한 경제 든든한 민생 ②활기찬 지방경제 ③담대한 개혁 등 세 가지 주제로 열린 이 회의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한 여러 정책을 점검하고 향후 방향을 재설정하는 것이었지만 국민이 가장 주목한 것은 담대한 개혁에 포함된 노동 개혁, 연금 개혁, 교육 개혁 방향이었다. 특히 과도하고 불법적인 노조 활동에 따른 국민경제의 피해를 상식과 공정의 차원에서 근원적으로 혁파하는 것이 국민적 동의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윤석열 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지난 1년 동안 윤석열 정부는 코로나19의 경제적 피해 수습 문제, 물가 문제, 부동산 시장 불안 문제, 수출 부진 문제, 고금리와 가계부채 문제 및 저성장 문제 등 수없이 쌓인 당면한 과제를 풀기 위해 셀 수 없는 회의를 통해 다양한 전략과 정책을 제시해 온 것이 사실이다. 상당 부분 정책들이 입법 사항이라서 여소야대인 국회 역학구조상 어려움에 봉착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국민들은 과연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간 정책의 결실들이 나타날 것인지를 면밀히 기다리며 들여다보고 있다.  


 신세돈 필자 주요 이력

▷UCLA 경제학 박사 ▷한국은행 조사제1부 전문연구위원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 실장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