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사임에도 커지는 논란..."학교 폭력 가해자 서울대 퇴출하라"

2023-02-28 11:09
정 변호사, 아들 학폭으로 국가수사본부장 바로 사임
동문들 "子 정씨, 부끄러운 동문" 대자보
국민 공분 확산에 인사검증시스템 지적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과거 학교 폭력 문제로 국가수사본부장직을 하루 만에 사임했지만 이를 두고 국민 공분이 지속되고 있다.

아들 정씨가 학교 폭력으로 강제 전학 처분을 받고도 명문대로 불리는 서울대학교에 진학했고 이 과정에서 정순신 변호사 부부의 처신이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당시 학교폭력위원회의 진술 기록 등도 속속 공개되면서 인사 채용 검증 시스템 허점이 또 한번 드러났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서울대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대학교 중앙 도서관 게시판에는 대자보가 걸렸다.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22학번이라고 밝힌 대자보 작성자는 "정순신의 아들이 고교 시절 피해자를 자살 시도에 이르게 할 만큼 심각한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며 "정순신의 아들 정◯◯은 현재 서울대 철학과에 재학 중으로 윤석열, 정순신과 함께 부끄러운 대학 동문 목록에 함께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글을 게시했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와 에브리타임에서도 정씨의 입학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나아가 정씨의 입학을 취소하거나 퇴학 처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당시 학폭위의 진술 기록 등이 공개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피해 학생이 학교 폭력으로 인해 1학기 내내 학교를 다니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정 변호사 부인이 2018년 6월 강원도교육청 징계조정위 재심에 출석, 아들 정씨가 처분받은 조치를 이행했냐는 물음에 "교내봉사하고 출석정지 부분은 기말고사 바로 앞과 뒷부분이다. 그걸 다 받으면 12일의 수업을 못 듣게 되니까 완전히 엉망이 돼버리는 상황이다. 그래서 현재 미뤘다"고 답변한 것이다. 해당 사건 외 또 다른 피해 학생 어머니의 진술 기록엔 "권력을 통해 해코지할 것 같아서 아들에게 아무 말 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이를 두고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가정교육 어떻게 받았는지 답 나온다. 아빠가 애를 교육을 어떻게 시키면 저런 애를 감싸주냐"(c*****), "학교에서도 ‘반성의 기미 없음’이라고 적었으면 말 다했다. 법 기술자가 자기 아들 위해 남의 귀한 자식 인생 망치려고 대법원까지 갔다. 너무 화난다"(Y*****), "학폭 기록 안 남기려고 대학 입시 때까지 대법원까지 소송 끌고 간 게 악질이다"(|****) 등 반응이 나왔다. 

정부의 고질적인 인사검증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직장인 최모씨(32)는 "국민들이 분노에 그치지 않고 인사검증시스템을 지적해야 한다"면서 "박탈감과 공정과 정의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을 고쳐서 다시는 이런 문제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스템상의 문제보다 학교 폭력을 가볍게 여기는 인식이 문제라는 반응도 있다. 한 누리꾼은 "임명과정에서 이런 상황을 몰랐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실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허위공문서 작성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정 변호사를 고발하기도 했다. 정 변호사가 공직 예비후보자 사전 질문서 가운데 본인을 비롯한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 관계된 민사·행정소송이 있느냐는 질문에 허위로 답했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