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글로벌 보안 시장 출사표... "실생활에 양자암호 적용한다"

2023-02-20 10:24
양자난수생성기와 암호통신 반도체 하나로 통합
저전력·경량화 통해 가정용 IoT 기기 내장 가능
월 패드 보안에 우선 적용... 공공·국방으로 확대

SK텔레콤이 IDQ, 케이씨에스와 협력해 양자난수생성기와 암호통신기능을 통합한 '양자암호원칩'을 개발하고, MWC 2023에서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사진=SKT]

SK텔레콤(SKT)이 MWC 2023에서 양자암호 글로벌 시장 공략에 출사표를 낸다. 경량화한 양자암호 반도체를 실생활에 보급해 '아파트 월 패드 해킹' 등 사고 재발을 막고, 향후 국방과 공공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T는 오는 27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3'에서 차세대 양자암호원칩(Quantum Crypto chip)을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양자난수생성기(QRNG)와 암호통신 기능을 반도체 하나에 모아,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양자난수생성기는 양자역학적 특성을 이용해 패턴을 분석할 수 없는 난수를 만드는 장치다. 이는 양자암호통신의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다.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통신 내용을 가로채거나 침입하는 등의 보안 위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이러한 외부 침입을 막아 보안성을 강화한다.

2023년 국내외 보안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보안시장 규모는 6조7195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성장했다. 2023년과 2024년에도 각각 4.8%, 3.8% 성장할 전망이다. 또 양자정보기술 백서에서는 양자암호통신 글로벌 시장 규모를 2030년 24조5793억원 규모로 예측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39.8%다.

SKT는 SK스퀘어 자회사 IDQ, 국내 보안 기업 케이씨에스 등과 협력해 양자암호원칩을 개발했다. IoT 기반 장치에 강력한 보안 기능을 제공하는 초경량·저전력 칩이다. 양자 기반 암호 생성 기술과 함께 물리적 복제방지 기술(PUF) 등 강력한 보안 기술이 적용됐다.

가장 큰 장점은 보안이다. 케이씨에스의 기존 칩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전체 2등급 암호모듈검증(KCMVP) 인증을 획득했다. 국내 암호칩 중에서 가장 높은 보안등급이다. 여기에 양자난수생성기능을 더해 고성능 암호통신 기능을 제공한다.

양자암호원칩은 국방, 공공 시장의 다양한 제품에 활발히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암호 생성과 통신 기능을 담당하는 칩 2개를 하나로 통합해 경제적 효율과 탑재 편의성을 높였다. SKT에 따르면 각각 칩 2개를 각각 구매하는 것보다 가격이 30% 저렴하다. 또한 집적도가 향상돼 장치 기판의 부피도 20% 줄어든다. IP카메라나 감지기 등 소형 IoT 기기에도 탑재가 용이해진다.

현재 양자암호원칩은 국가정보원 보안인증을 획득하는 과정에 있다. 국정원 인증을 받은 기존 케이씨에스 암호 칩에 양자난수생성 기능을 추가한 만큼, 인증과정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SKT 측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보안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과 악성코드 대량 생산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자암호원칩을 빠르게 실생활에 적용할 예정이다. 먼저 적용할 대상은 아파트 월패드다. 지난해 7월 시행된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의 설치 및 기술기준' 개정안에 따라 월 패드 보안사업에 양자암호원칩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해킹 방어와 데이터 보안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공공과 국방 보안 시장, 글로벌 보안 시장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하민용 SKT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는 "강력한 보안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경제적 효율을 높인 양자암호원칩을 MWC 2023에서 처음 공개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국내 강소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보안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SKT 양자기술 발자취[그래픽=김효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