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주의 몰락(上)] 3金시대 권위적 보수정치 탈피해야 할 시점… 내각제·인물 중심 시스템 필요
2023-02-20 05:10
전문가 3인의 '바람직한 黨政관계' 제언
내부총질 논란 재연 땐 정권심판론 제기
당정 일치·분리 선택따라 與 모습 바뀔 것
대통령실·여당, 적당한 긴장관계 유지를
내부총질 논란 재연 땐 정권심판론 제기
당정 일치·분리 선택따라 與 모습 바뀔 것
대통령실·여당, 적당한 긴장관계 유지를
최근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당적을 놓고 논란이 됐다. 다음 달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관련해 '친윤계'(친윤석열계) 김기현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한 윤 대통령의 입김이 후보 구도에 막대한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유승민, 나경원 전 의원을 탈락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력 후보인 안철수 의원에 대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과도한 당무 개입은 결국 당내 갈등에 불을 지폈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1호' 당원이라는 말로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정당화했다. 대통령실의 입장은 철저히 윤 대통령 중심이다. 정치권의 생각과는 거리가 있다.
"권위적 보수정치 탈피...'레드팀' 구성돼야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과 대통령실 간 갈등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과거 대통령과 여당이 불협화음을 보였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직인 날인거부 사태와 정권 초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내부 총질' 논란이 이번 당대회에서 재연되면 '정권심판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신 교수는 이어 "대통령실이 여당 내 '레드팀(조직 내 전략의 취약점을 발견해 공격하는 역할을 부여 받는 팀)'을 만들어 반대편의 입장에서 경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실과 여당이 적당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박 평론가는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은 국민의 대표"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회의 기본적인 임무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 감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연방제...내각책임제 등 논의해 한국식 시스템 구축 해야"
이들은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해 내각제에 대한 논의와 함께 인물 중심의 정치를 펼칠 때라고 당부했다. 각 전문가에 따르면 선진국 중 대통령제 국가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하고 있는 프랑스를 제외하면 한국과 미국뿐이다. 미국은 과거 1960~70년대 인물 중심의 정치를 하며 존. F케네디, 로널드 레이건 등의 걸출한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현재는 정당 중심의 책임정치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타국의 체제를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한국식 정치체제에 맞는 시스템을 구현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신 교수는 "미국은 각 주의 권한이 큰 연방제이기 때문에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말이 절대 나오지 않는다"며"그러나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체제이기 때문에 이제는 내각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영국과 독일의 내각제를 예로 들었다. 그는 "전형적인 내각제로 운영되는 영국은 정당 중심이라고 해도 마거릿 대처 총리의 예가 있듯 누가 총리를 하고 누가 당 대표를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됐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의 스타일을 조금씩 도입해서 우리만의 시스템을 만드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