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월 '빅스텝' 공포 고개…"0.5%p 인상 배제 안 해"
2023-02-17 11:27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며, 미국 기준금리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오를 것이란 공포가 확산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강력 매파로 분류되는 고위 당국자들은 16일(현지시간) 0.25%포인트를 웃도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러드 총재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고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과 강한 고용 시장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출 수 있다고 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려 한동안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50bp(1bp=0.01%포인트) 인상에 대한 설득력 있는 경제 사례들을 봤다”며 "항상 25bp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당국자는 FOMC 회의에 참석하지만 올해 투표권은 없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빨리 둔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사그라들면서 강력한 긴축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크게 반등하고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전망만큼 둔화하지 않으면서 고물가 고착화 우려가 커졌다. 연준이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배경이다.
JP모건 체이스의 브루스 카스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매튜 루제티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시장, 높은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미 최종 금리 전망치를 기존 5.1%(중간값)에서 5.6%로 상향 조정했다.
티 로우 프라이스의 블레리나 우루치 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월과 7월 회의에서 아마도 금리를 계속 올릴 위험이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현재 금리가 4.5~4.75%인 점을 감안하면, 6%에 근접할 수 있는 셈이다.
케네스 로고프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 인상을 6%에서 마무리 짓는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대선 전에 연준이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세바스찬 말라비 미국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은 “연준이 긴축을 해야 한다면 선거가 있는 해에 하지 않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