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사상 최대 실적 자신감···태양광 사업 중심 재편 속도

2023-02-17 05:55
작년 매출 27%·영업익 31% 증가
장남 김동관이 한화솔루션 맡고
태양광 신속한 의사결정 효율화↑

한화솔루션이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가속화한다.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 세 아들에 대한 승계 작업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한 효율적인 조직을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은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9662억원을 기록해 2021년 대비 30.87% 늘었다고 16일 밝혔다. 이로써 한화솔루션은 2021년 영업이익 7383억원을 뛰어넘는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액도 13조6539억원을 기록해 2021년 대비 27.31% 늘었다. 이 역시 2021년 10조7252억원 기록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신재생에너지(태양광) 부문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의 케미컬(석유화학) 부문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여파로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반면 신새쟁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1142억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셀·모듈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0% 이상 늘어나고 평균 판매단가도 견조한 흐름을 보여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한화솔루션이 최근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것과 연관이 깊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갤러리아 부문에 대해 인적 분할을 의결했다. 다음 달 1일 인적 분할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2월 첨단소재 부문 일부 사업에 대해 물적분할을 단행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이 사업 재편에 나선 것은 우선 승계를 위한 작업으로 꼽힌다. 김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기존 한화솔루션 사업을 맡고 삼남인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본부장이 갤러리아 부문 등 유통을 담당하는 구조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도 최근 승진하면서 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식으로 승계 구도가 한층 명확해졌다.

아울러 한화솔루션은 갤러리아 등을 분할하고 훨씬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한 조직으로 변모하겠다는 전략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분할 이후 한화솔루션에 남는 사업 부문은 큐셀(태양광), 케미컬(기초소재), 인사이트(한국 태양광 개발사업) 등 3개다. 이로써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 중심으로 전열을 갖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되면서 미국 현지에서 신재생에너지를 관련 투자를 진행하는 기업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태양광 업계는 올해부터 한화솔루션이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 해택이 매년 2억 달러(약 2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호적인 사업 여건이 조성된 상황인 만큼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에서 '속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모듈은 미국에서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2위권 기업과 더욱 빠른 속도로 격차를 벌리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실제 한화솔루션은 내년까지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인 ‘솔라 허브’를 조성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가치사슬에 관련된 생산라인을 한데 모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태양광 사업은 한화그룹 후계자인 김 부회장이 오랫동안 이끌어온 사업이다. 그는 솔라원·큐셀·한화솔루션에서 지속적으로 태양광 사업 육성에 주력해 왔다. 이번 사업 재편 이후 태양광 사업이 방산·금융 등에 이어 명실상부한 그룹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면 그룹 안팎에서 김 부회장 영향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분할 이후 태양광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IRA 등 호재도 있어 더욱 사업 고도화에 신경 써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진=한화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