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집값, 유독 더 떨어진 이유 있었다'…아파트 매입 4명 중 1명이 '단타족'

2023-02-16 18:00
최근 3개월간 2년 미만 보유 거래 1위
"공급 많은 신축·재건축 기대감 식은 구축 모두 매력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헬리오시티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최근 송파구에서 주택을 매도한 집주인 4명 가운데 1명의 보유 기간이 2년 미만인 '단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 인기에 힘입어 부동산 호황기 때 송파구에 유입된 투자자들이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자 단타를 진행, 송파구의 집값 하락세를 더 가파르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주경제가 1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도인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3개월(2022년 11월~2023년 1월) 서울 송파구에서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상가 등 구분해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을 2년 미만 보유하고 판 매도인은 88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도인 수는 378명으로 2년 미만 보유자 비중은 23.3%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25개 자치구 중에서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실제 송파구에서는 최고가 대비 수억원 떨어진 급매가 속출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잠실주공 5단지 전용 82.51㎡는 지난달 14일에 최고가보다 9억5580만원(29%) 하락한 23억2300만원에 거래됐다.

손해를 감수하고 단타로 진행한 거래도 있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한 매물은 지난해 12월 22일 16억8000만원에 팔렸다. 해당 아파트의 거래내역을 살펴보면 매수자는 지난해 3월 21억8000만원에 해당 물건을 거래했는데 1년도 안 돼 5억원을 손해보고 매도한 것이다. 같은 면적대에서 지난해 7월 21억원에 샀다가 11월 16억7000만원에 4억3000만원 손해보고 판 사례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상승장에서는 집을 2년 이상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1년 이내 보유 주택을 양도할 경우 70%의 양도세율이 적용되며,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 주택을 매매하면 양도차익의 60%를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락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주택을 빨리 파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방법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송파구의 신축과 구축 아파트 모두 투자 매력이 줄어들며 집주인들이 매도를 서둘렀다고 분석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송파구의 경우 인근지역인 강남구나 강동구에서 대단지 신축 물량이 쏟아져 나온 것에 영향을 받아 급매가 다수 나왔다"며 "송파구는 대단지 아파트가 많고 거주 인구수도 많아 하락장에서도 거래가 많이 나오며, 다른 지역보다 빨리 하락세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거래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지니스학과 교수)는 "앞서 송파구는 대형 재건축 단지가 있어 부동산 투자가 많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식어가며 매력도가 크게 줄었다"며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집을 발빠르게 정리하며 하락세를 더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