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 된 오아시스의 IPO 꿈…안준형 대표 재도전 시사
2023-02-13 18:00
오아시스의 IPO(기업공개) 꿈이 신기루가 됐다.
새벽배송 유일의 흑자 기업이자 유니콘 기업인 오아시스는 이커머스 최초의 상장사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한파가 불어닥친 IPO 문턱을 넘지 못했다.
13일 오아시스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결과 공모 희망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자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그러나 오아시스는 이번 상장 철회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며 재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아시스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공모가 조정과 IPO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수요 예측 흥행 실패에도 희망 공모가 2만원 안팎으로 몸값을 낮춰 상장을 강행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재무적 투자자(FI)가 반대하면서 상장 계획을 철회하게 됐다.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커머스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며 올해 IPO 불씨를 되살릴 기대주로 꼽혔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말부터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철회에 나선 전철을 답습해야 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IPO 시장이 최근 대내외 경제 악화로 인해 위축돼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아시스는 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으로 지속 성장을 위한 재원을 이미 갖춘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철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아시스 경영진은 재차 상장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오아시스는 상장을 진행하며 밝혔던 각 사업계획을 더욱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지금처럼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수도권에 국한된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향후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을 고려해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리테일, KT알파, 홈앤쇼핑 등과 협업을 강화하고 신규 회원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는 “우선 오아시스에 관심 가져 주신 많은 투자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번 기업공개 과정에서 오아시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성장전략 등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은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가 새벽배송 이커머스 가운데 유일한 흑자를 이어간 배경은 혁신적인 물류 시스템과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서비스가 주효했다. 오아시스는 경쟁 기업들이 수천억 원을 쏟아붓는 물류센터를 오아시스 루트라는 시스템을 통해 30억원대로 낮췄다. 초기 투자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한 것이다.
오아시스는 우선 보유 현금으로 투자계획을 실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IPO를 철회한 만큼 기존 투자 계획의 속도는 더뎌질 수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물류망을 촘촘히 갖추고 수도권 인근 지역으로 점진적인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오아시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 3118억원, 영업이익 76억9715만원을 거뒀다. 오아시스 온·오프라인 매출 비중은 온라인 60.6%, 직영매장 30% 정도며 회원 수는 지난해 기준 130만명이다. 연평균 회원 수 증가율은 55.8%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