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올들어 1.3兆 소각 계획… "미소각 비중 높을수록 기업가치 낮아져"

2023-02-12 11:51

 

[사진=연합뉴스]

주식시장 상장사들의 자기회사주식 소각 계획이 올 들어 1조3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환원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 계획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힌 기업은 현대차, KB금융지주, 메리츠화재,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KT, 풍산홀딩스, 한국콜마홀딩스 등 9곳이다. 이들 자사주 소각 계획 규모를 살펴보면 △현대차(3154억원) △KB금융지주(3000억원) △메리츠화재(1792억원) △신한지주(1500억원) △하나금융지주(1500억원) △KT(1000억원) △한국콜마홀딩스(537억원) △풍산홀딩스(86억원) 등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웹케시(47억원) △와이엠씨(32억원) △하이록코리아(99억원) △지앤비에스엔지니어링(22억원) 등이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다. 이에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각 규모는 총 1조2769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각각 4조원, 2조5000억원, 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한 비중이 높을수록 기업가치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한국증권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김우진 서울대·임지은 한성대 교수의 ‘자사주 보유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자사주 보유비중이 높은 그룹은 자사주 보유비중이 적은 그룹에 비해 기업가치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4년부터 2018년까지 코스피, 코스닥에 상장된 제조회사 1860개사의 발행주식 대비 자기주식 보유비중을 분석해 중앙값(2.4%)을 산출한 뒤 보유량이 많은 기업과 적은 기업의 기업가치를 비교한 결과다.
 
연구진은 “공시된 자사주 매입 목적이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장기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이 기업가치에 긍정적임에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자사주를 보유하는 기업들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