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동산PF 연체잔액 1조원 넘었다…1년 채 안됐는데 '두 배'
2023-02-12 10:58
2021년 말 4838억원→2022년 9월 1조1465억원
국내 대형 건설사가 수백억 원 손실을 감수하며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사업 시공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 잔액이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이 잔뜩 얼어붙은 가운데 미상환 자금 규모가 커지면서 해당 사업 리스크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실(국민의힘)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 금융권(카드사 제외)에 걸쳐 부동산 PF 대출 연체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14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9개월 전인 2021년 말(4838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업권별 연체 잔액 현황을 살펴보면 증권사가 363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저축은행과 캐피털이 각각 3000억원, 2902억원으로 파악됐다. 전체 금융업권 PF 대출(45조4906억원)에서 규모가 가장 큰 보험사 연체 잔액은 1767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은행권 PF 연체 잔액은 115억원, 지역 단위조합 등 상호금융업권은 43억원으로 타 업권 대비 연체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권 건전성을 관리·감독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역시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과도한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부동산 시장 불안이 금융 시장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 것을 올해 주요 업무과제로 설정하고 건전성 관리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발표한 2023년 업무계획을 통해 각 권역별로 분류돼 온 부동산 PF 관리 체계를 사업장 단위로 개편하고 주택·상업용 시설 등 PF 개발사업 유형과 공정률 등 진행 상황에 대한 분석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한 사업단계별, 투자 형태별 리스크 특성을 순자본비율(NCR) 위험값에 반영하는 한편 부실 사업장에 대해 자율적인 정리를 유도하는 PF 대주단 협의회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