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동일본 대지진 넘나...튀르키예 18만명 매몰 우려

2023-02-09 11:27
튀르키예·시리아 1만5000명 사망
골든타임·여진·날씨 탓 구조 난항
"깨끗한 물, 의료 서비스 필요"

8일(현지시각)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시에서 지진 피해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옆에서 모닥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튀르키예·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건물 잔해 속에는 18만명 이상 매몰돼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생존자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에 매몰자 대부분이 숨졌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8일(현지시각) AFP·로이터·AP·신화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저녁까지 튀르키예 사망자 수가 1만2391명으로 집계됐다. 시리아의 경우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 설명을 종합하면 약 3000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합치면 현재 양국의 희생자 수는 1만5000명을 훌쩍 넘기는 것으로, 2015년 네팔 대지진(사망자 8831명)의 피해 규모도 이미 넘어섰다. AP통신은 이번 강진이 21세기 들어 8번째로 희생자가 많은 지진으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7번째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다.

하지만 18만 명 이상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돼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18만명 이상이 잔해 아래에 갇혀 아래에 갇혀 있을 것”이라며 “이들 대부분이 사망한 상태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B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 발생 이후 생존자를 발견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 타임’을 48시간으로 보고 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저체온증으로 사망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매분, 매시간이 지날수록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첫 강진 이후 최소 125건의 여진이 잇따르고 있으며 기온이 영하를 오가는 날씨가 계속돼 신속한 구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현지 기상 상황과 계속되는 여진 속에서 우리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시간과 싸우고 있다”며 “생존자들에게는 피난처와 식량, 깨끗한 물, 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