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여파로 지난해 벤처 투자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종별로는 차이를 보였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9일 발표한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2022년 벤처 투자는 전년 대비 11.9%(9162억원) 감소한 6조7640억원으로 나타났다.

3고 여파로 벤처 투자액은 줄었지만 역대 최대였던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투자액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미국(30.9%)과 이스라엘 (40.7%) 등 감소 폭과 비교했을 때 국내 벤처 투자 감소율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란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벤처투자 동향을 보면 1분기 투자는 2조2214억원으로 2021년 같은 분기 대비 68.5%(9027억원) 증가했다. 2분기 역시 1.4%(262억원) 늘어난 1조9315억원으로 2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3분기 벤처 투자는 1조2843억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38.6%(8070억원) 줄었고, 4분기에도 43.9%(1조381억원) 감소했다. 3분기 들어 고물가·고금리가 벤처투자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종별 벤처 투자 규모를 보면 △ICT 서비스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 3개 업종에 전체 투자 중 70.5%가 집중됐다. ICT 서비스 업종에는 가장 많은 2조3518억원(34.8%)이 투자됐으나 최근 시장 경색으로 2021년보다는 3.2%(765억원)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바이오·의료 투자는 1조1058억원으로 ICT 서비스(2조3518억원), 유통·서비스(1조3126억원)에 이어 여전히 매력적인 분야였으나 상장 바이오 기업 주가 하락, 기술특례상장 심사 강화 등으로 2021년 대비 34.1%(5712억원) 줄었다.

영상·공연·음반 업종은 4604억원으로 2021년 대비 10.6%(443억원) 증가했다. K-팝, K-드라마 등 세계적 유행으로 인한 엔터테인먼트·영상콘텐츠주 선방과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영화 관람 회복 등에 힘입은 결과다.

조주현 중기부 차관은 “기록적인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벤처펀드 결성액이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했다”며 “최근 감소세가 심화되고 있어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