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테슬라 "가격 할인에 수요 급증…180만대 팔 것"…주가 5% 넘게 급등

2023-01-26 10:08

[사진=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격적인 가격 할인에 힘입어 전기 자동차 수요가 급증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위축을 대대적인 가격 인하로 돌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테슬라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에게 “가격 변화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정말 큰 차이”라며 주문이 1월 생산량의 두 배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뒤 테슬라의 주가는 장후 시간 외 거래에서 오전 9시 24분(한국시간) 기준으로 5.57%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판매 전망을 주시한다. 세계 경제침체 우려 속에서 테슬라는 올해 초 자사 제품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테슬라는 가격 인하에 힘입어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작년 대비 37% 증가한 18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둔화한 성장 속도다. 2021년에는 약 93만6000대, 2022년에는 약 131만대를 팔며 전년 대비 각각 87.4%, 40.3%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불확실한 경제 환경과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 로드맵을 가속화하고 더 높은 생산 속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시나리오에서든 우리는 단기적인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높은 수익성에 힘입어 가격 인하 경쟁을 심화시킬 경우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봤다. 작년 4분기 기준으로 테슬라의 차량당 순이익은 9000달러로 도요타 자동차의 3분기 차량당 순이익보다 7배 이상 높았다. 다만 테슬라 자체로 보면 차량당 순이익은 지난 3분기 기록한 9700달러에서 감소했다.
 
자동차 마진은 25.9%를 기록하면서 지난 5개 분기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아울러 4분기 차량 재고는 작년 초보다 4배 이상 높은 13일 분량을 기록했다.
 
테슬라는 최근 몇 년간 자동차 업계에서 두드러진 매출과 수익을 기록했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어떤 경쟁사보다 잘 견뎌낸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수요 둔화에 직면해 있다. 로이터는 “최근의 급격한 글로벌 가격 인하는 이윤을 희생하면서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이동한 것을 나타낸다”며 “수요가 약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전했다.
 
CFRA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가렛 넬슨은 "테슬라의 수요 전망은 다른 어떤 자동차 회사보다 훨씬 낙관적"이라고 평하면서도 "마진이 조금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영향과 더 높은 원자재 비용 때문이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마진은 공격적인 가격 할인으로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초부터 잇달아 제품 가격을 올렸던 테슬라는 작년 말부터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이달에는 무려 20%나 가격을 낮췄다.
 
아울러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Cybertruck)을 올해 말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한다. 세부 계획은 오는 3월에 발표한다.

테슬라는 차량 이익 마진 급감에도 불구하고 작년 4분기 매출 및 이익이 월가의 전망치를 웃돌았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매출은 243억2000만 달러로, 월가 전망치인 241억 6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연간 50% 성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나, 4분기에 40만5278대에 달하는 차량을 인도했다.

4분기 순이익은 36억 9000만 달러(주당 1.07달러)로 전년 동기 23억 2000만 달러(주당 68센트)보다 증가했다. 조정된 주당 순이익은 1.19달러로 월가 평균 전망치인 1.13달러를 상회했다.

연말 기준 현금 비축액은 222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가격 할인 전쟁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총알로 작용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