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에 전문가들 "시의적절··· 연착륙 위해 더 풀어야" vs "부작용 우려"
2023-01-20 06:12
"지역간 양극화…부작용 우려, 지방 인센티브 줘야"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9일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규제 완화는 투기 등 부작용 걱정이 덜하다”며 “현시점에서 규제 완화는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금리가 내려가고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생기면 다시 규제하면 되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연착륙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사 부도설과 금융시장 불안감 등으로 인해 정부는 어쩔 수 없이 규제를 완화할 수밖에 없었다”며 “시장 추이를 보고 연착륙을 위해 정부가 노력하고 있는 시기”라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전매제한 완화 등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에 이어 조건 충족 시 최저 3.75%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도 최근 발표하는 등 부동산 경기 급하강에 따른 충격을 덜기 위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정부의 규제 완화가 시의적절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으나 당장 시장이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에 대한 걱정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반등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견해에서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현재 대내적인 변수보다는 금리와 거시경제 등 대외적인 상황 때문에 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것”이라며 “규제 완화로 인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급매물을 소진하거나 청약을 진행하는 등 일부 거래 활성화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둔촌주공이 규제 해제 영향을 즉각적으로 받았다”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부분이 조금 풀렸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또한 “최근 규제 완화는 거래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시장 동향 및 위험 요인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투자가 집중되는 반면 지방은 침체해 주택시장이 양극화할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선 위원도 “이번 규제 해제에 따라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방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쏠림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일련의 규제 완화 속에서도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상당수다. 서진형 교수는 "앞으로는 시장 연착륙을 위해서는 보유세를 높이고 양도세 등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거래는 쉽게, 보유는 어렵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황수 교수 또한 “지난 정부가 묶었던 규제를 모두 역순으로 해제하면 된다”며 “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는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대한 제한과 취득세·등록세·양도세 완화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강남과 목동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 불만이 높은 규제인 토지거래허가제도 해제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송승현 대표는 “결국 강남 3구 등을 포함한 규제지역은 모두 해제하고, 서울시도 토지거래허가구역를 푸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며 “청약도 현재는 가구주만 가능한데 추후 가구원도 청약을 할 수 있도록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