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가는 길] 온가족 모인 명절…궁·왕릉 함께 걸어요

2023-01-20 00:00
21일~24일까지 4대궁 등 22곳 무료개방
전주 국립무형유산원 대형영상 '수궁가'
청와대 춘추관 '설레는 설' 등 문화행사
세종문화회관선 뮤지컬 캣츠 감동선사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022년 2월 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향 가는 길은 힘들지만 동시에 설렘을 준다. 삶이 바빠 자주 보지 못했던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에서 위안을 느낀다. 온 가족이 함께 먹고 웃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은 2023년을 힘차게 시작하게 한다.
 
문화재청은 설 연휴인 21일부터 24일까지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 세종대왕 유적 등 총 22곳을 휴무일 없이 개방한다. 창덕궁 후원을 제외하면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특히 경복궁에서는 불행을 막고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그림인 세화(歲畵) 나눔 행사도 열린다.
 
연휴 나흘간 경복궁 광화문 뒤쪽에 있는 동수문장청을 방문하면 오전 10시 20분과 오후 2시 20분 두 차례에 걸쳐 정귀자 서울시무형문화재 민화장이 그린 그림을 받을 수 있다.
 
‘경복궁 수문장 모자를 쓴 호랑이’ 그림은 붉은 수문장 모자를 쓴 호랑이의 강한 힘과 용기를 나타내며, 토끼 두 마리를 그린 ‘쌍토도’ 속 토끼는 부부의 금슬, 가정의 화목 등을 상징한다. 세화는 회당 1000부씩(작품당 500부씩) 선착순으로 나눠 준다. 나눔 행사는 오전 10시, 오후 2시에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리는 수문장 교대의식이 끝난 뒤 진행되기 때문에 함께 보면 좋다.

'수문장 세화 나눔' 행사에서 선보이는 민화인 '경복궁 수문장 모자를 쓴 호랑이'(왼쪽)와 '쌍토도' [사진=문화재청]

 
설 명절을 맞아 다양한 무형유산을 즐길 수 있는 행사도 각 지역에서 열린다.
 
전주 완산구에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은 최근 새로 단장한 무형유산 디지털체험관 영상실을 지난 17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영상실에서는 판소리 ‘수궁가’ 주인공인 토끼와 별주부 이야기를 9m 길이 대형 화면에서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토끼가 그려진 엽서도 받을 수 있다.
 
국가무형문화재를 실연하는 올해 첫 공개 행사는 전북 부안, 전남 구례에서 열린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오전 8시 부안군 위도면 대리마을 일원에서는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기원하는 굿인 ‘위도띠뱃놀이’를 관람할 수 있다. 같은 날 오전 10시 구례군 구례잔수농악마을 일원에서는 농악대가 마을을 돌면서 액을 물리치고 풍요와 복을 기원하는 ‘구례잔수농악’ 한마당이 펼쳐진다.

'구례잔수농악'. [사진=문화재청]

 
또한 설 연휴에 청와대 일대에서도 이야기 공연과 전통 예술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즐길 수 있다.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21일부터 나흘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일대에서 설맞이 문화 행사 ‘청와대, 설레는 설’을 연다.
 
춘추관에서는 청와대 역사와 문화 등을 설명하는 이야기 공연이 사흘간 열린다. 최태성 한국사 강사가 21일 ‘청와대와 경복궁의 역사 이야기’를 강연하며, 안충기 중앙일보 기자가 22일 ‘청와대와 서울의 문화 이야기’를 주제로 이야기한다. 23일에는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가 청와대와 나무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연휴 나흘간 청와대 곳곳에서는 전통 예술 공연도 펼쳐진다. 청와대 정문에서 헬기장에 이르는 길목에서는 길놀이, 국악가요, 사자춤, 사물놀이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공연은 오후 3시부터 40분간 진행된다.

토끼띠 관람객은 특별한 선물을 받을 수 있다. 토끼 해인 계묘년을 맞아 설 연휴에 청와대를 방문한 토끼띠 관람객에게는 2023년 달력을 준다.
 
연휴에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공연이다.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캣츠’도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명작 ‘캣츠’는 불멸의 명곡 ‘메모리’를 비롯한 아름다운 음악과 환상적인 무대 예술, 안무가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인간 삶을 닮은 고양이 20여 마리에 대한 이야기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큰 감동을 선사한다. 
 

 뮤지컬 ‘캣츠’의 한 장면. [사진=에스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