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호재로 뜬 세종·시흥, 약발 다했나··· 역대급 하락세

2023-01-18 18:16
"저금리 시대 붕부한 유동성 틈타 투자…이자 높아 호재 소용없을 것

세종시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몇 년간 역대급으로 상승했던 지역들이 집값 하락세를 타고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하고 있다. 당시 교통호재는 부동산 상승을 이끄는 결정적인 재료로 꼽혔지만, 이제는 약발도 다한 모양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7.12% 떨어지며 역대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앞서 세종시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과 국회세종의사당 및 KTX세종역 설치 추진 등이 맞물려 집값이 급등했던 곳으로, 2020년 한 해 동안 42%나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엔 최고가 대비 절반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는 등 하락세가 가파르다. 세종시 가락마을10단지 이지더원 전용 84㎡는 지난 11일 3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앞서 지난 2021년 5월 6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가온마을6단지 전용 109㎡의 경우 7억원에 거래됐는데 이전 최고가 11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4억5000만원 빠진 가격이다.
 
세종시 집값 하락 이유로는 먼저 공급 폭탄을 꼽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20년 4287가구였던 세종시 입주 물량은 2021년 7668가구로 80%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들어서는 급격한 금리 인상과 함께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도 생겼다.
 
신안산선과 경강선 등 다양한 교통호재로 급등했던 경기도 시흥시 또한 급락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시흥은 2021년 한 해 동안 아파트 가격이 37% 오르며 당시 전국 아파트 상승률 13.38%를 크게 상회했지만, 지난해에는 13.2% 떨어져 경기도 평균 하락폭(10.18%)을 웃돌았다. 최고가의 40%가량 떨어진 가격에 매매되는 사례도 급증했다. 시흥시 목감동의 호반베르디움더프라임 전용 69㎡는 지난달 31일 5억4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2021년 11월 최고 8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38.6% 떨어진 가격이다. 시흥배곧한신더휴 전용 84㎡ 또한 지난해 12월 4억99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최고가 8억4000만원보다 3억4100만원(40.5%) 떨어졌다.
 
세종과 시흥은 앞으로도 다양한 교통호재를 예고하고 있지만 부동산 침체 속에서 반등을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지난 16일 세종시는 2023 주요업무 계획 발표에서 KTX 세종역 설치에 더해 대전-세종-충북을 잇는 광역철도를 조기에 추진을 목표라고 밝혔고, 시흥시도 △제2경인선 △신천~신림선 △신구로선 복선전철 등 북부권 광역철도 노선 확충 △GTX-C 등 수도권 서남부지역 광역교통철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해당 지역들은 저금리 시대 과도한 유동성과 호재에 대한 기대로 급등했던 곳들로 현재는 오른 만큼 조정을 받고 있다”며 “앞서 상승기 가장 중요했던 것은 ‘저금리’이기 때문에 고금리인 현 상황에서는 교통호재가 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