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38% vs 61%···한·일 재방문율 차이 어디에서 오나

2023-01-13 05:55
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회장

한국 38%, 일본 61%. 양국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이다. 2016년 기준이지만 지금도 큰 차이가 없다. 수치가 보여준다. 한국의 여행수지는 2000년 이후 지금까지 22년간 한 번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여행수지 적자 누적액은 63억900만 달러다.

반면 일본은 꾸준히 관광수지 흑자를 보인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는 248억 달러에 달했다. 2027년 ‘관광수입 300억 달러 달성’이 목표인 우리나라와 큰 격차를 보인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지난달 1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7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제6차 관광진흥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K-컬처와 함께하는 관광매력 국가’가 목표다.

△K-컬처와 관광의 매력적 융합 △유럽·미국 등 신규시장 개척 △민관협력·협업 시스템 활성화 △K-관광의 새로운 모델 정립 등을 세부 계획으로 담았다. 당장 내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정하고 본격적으로 실행에 나선다. 코로나19로 관광업계가 초토화된 상황에서 크게 반길 만한 일이다.

다만 어디에 집중을 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답은 정해져 있다. 식당의 장수비결이 재방문 고객인 것처럼 결국 K-컬처와 함께하는 관광매력 국가의 성패도 재방문율이 결정할 것이라 본다. 서두에 일본을 언급한 이유다.

반도체와 조선 등 많은 분야에서 우리가 일본을 앞서게 됐지만 관광은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 일본은 돈 버는 관광사업을 한다. 여행의 핵심인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즐길거리 등을 최대치로 활용한 덕분이다.

우선 지역만 하더라도 갈 곳이 많다. 우리나라는 서울과 부산에 집중돼 있다. 일본은 세계적인 메트로시티 도쿄, 전통·자연·도심의 매력이 어우러진 오사카·교토, 설경과 라벤더로 유명한 삿포로, 지역색이 뚜렷하면서도 편안함을 주는 후쿠오카 등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역별로 매력 있는 도시가 많다. 지방공항 입국자의 한국 재방문율이 인천·김포공항 등 허브·도심 입국자의 재방문율보다 높다는 조사도 있다. 하지만 홍보가 충분히 되지 않았다. 특히 접근성이 낮다. 가장 필요한 것은 지방 공항에 대한 지원이다. 외국 항공사들을 많이 유치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관광객을 불러왔으면 지갑을 열게 해야 한다. 일본 산리오의 세계적인 캐릭터 ‘헬로키티’가 대표적인 예다. 자산 가치 1조5000억엔에 달하는 이 캐릭터는 일본 어느 지역에 가든 볼 수 있다. 하지만 모습은 각기 다르다. 지역 특산품이나 상징 등을 조합해 새롭게 만들어낸다. 가령 꽃게가 유명한 사가현에서는 꽃게 모자를 쓴 헬로키티가 판매된다. 이를 모으는 사람들에게는 지역별 방문의 동기가 되는 셈이다.

먹거리도 그렇다.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 라멘이나 카레도 지역별로 특색을 잘 살린다. 지역별로 다른 맛을 보기 위한 투어가 있을 정도다. 각 지역의 기업들도 관광 활성화에 한몫한다. 아사히나 삿포로 등 유명 맥주 브랜드 공장이 있는 곳 대부분은 관광객에게 문을 열어 놓는다. 공짜 맥주를 미끼로 자사 상품도 홍보하고 관광객도 유치하니 일석이조(一石二鳥)다. 지역의 자원도 충분히 활용한다.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단풍까지 튀김으로 파는 곳도 있었다. 호기심을 자극해 잘 팔린다.

이 같은 일본 관광의 경쟁력을 열거하면 끝이 없다. 하지만 대단한 것은 없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엄밀히 말하면 한류를 중심으로 국가 브랜드가 높아진 우리나라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일본에서 배워야 할 것은 다채로움이다. 관광만큼 취향 차이가 분명한 것도 없다. 다양성은 선택의 폭을 크게 높여 재방문율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된다. ‘한국 관광’ 하면 천편일률을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가 가진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다. 코로나19로 무너졌던 관광산업을 다시 일으켜야 하는 지금이 이를 바꿀 적기다.
 

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회장 [사진=한국공정여행업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