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작년 위기 속 계열사 간 지원사격 증가… 미래에셋 최다

2023-01-11 16:14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작년 한 해동안 증권사들의 특수관계인(계열사) 간 거래가 활발했다. 금융투자업계 위기감 속에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계열사와의 거래는 비교적 위험부담이 낮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높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증권사 특수관계인 관련 공시는 91건으로 집계됐다. 앞서 △2019년 91건 △2020년 79건 △2021년 79건 등 80건 미만으로 줄었던 특수관계인 관련 공시가 지난해 전년대비 12건 늘어난 것이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수익증권거래가 39건으로 가장 많았다. 수익증권거래는 사모펀드, 부동산투자신탁, 자기자본투자(PI) 등이 포함된 거래를 가리킨다. 사모펀드가 포함된다는 점에서 2019년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이후 51건에서 2021년 절반수준인 25건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사모펀드 시장은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가 늘면서 1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보였다.
 
이어 △출자(25건) △내부거래(14건) △유상증자 참여(4건) △자금대여(2건) △채권매도(2건) △부동산 임차(2건) △보험거래(1건) △기타 유가증권 매도(1건) △받은 담보(1건) 등이다.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34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중 수익증권거래 건수가 15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거래취소된 1건을 제외하고 작년 한해 동안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6765억원에 달하는 수익증권거래를 진행했다. 건당 평균 520억원에 달하는 거래다.
 
거래목적은 주로 자기자본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다. 이밖에 퇴직연금운용 및 자산관리 계약에 따라 퇴직연금신탁을 운용하거나 투자수익 또는 수수료를 수취할 목적으로 수익증권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으로 삼성증권(14건)이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도 삼성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등 자산운용계열사와의 거래가 많았다.
 
삼성증권과 이들 자산운용사 간 수익증권거래는 총 1422억원, 건당 129억원 정도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모회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사옥 임대차 계약에 따른 근저당도 설정해놨다. 임차기간은 2022년 5월1일부터 2024년 4월30일까지다. 거래금액은 연간임차료 119억9100만원, 담보금액 99억9300만원으로 총 121억1100만원이다.
 
자기자본 규모가 2조원 미만인 증권사 중에서는 교보증권(11건)이 10건 이상의 계열사 간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랩어카운트 ‘교보단기채권형랩’을 중심으로 한 내부거래가 많았다.
 
교보단기채권형랩 운용자산은 신용등급 AA-등급 이상의 안정성이 높은 채권 및 기업어음(CP) A1 등으로 구성됐다. 회사측은 계열사 시너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이 거래를 선택하게 된 기준이라는 입장이다.
 
교보증권은 계열사인 교보자산신탁, 교보정보통신, KCA, KCA손해사정 등에 총 1110억원 규모로 판매했다.
 
교보자산신탁은 만기 6개월 미만 랩어카운트 350억원(2건)으로 가장 규모가 컸고, 교보정보통신은 만기 3개월에서 1년 미만 랩어카운트 300억원(4건)을 거래했다. KCA손해사정은 만기 1년 미만 랩어카운트 200억원(1건), KCA는 만기기간이 동일한 랩어카운트 160억원(2건) 투자했다.
 
교보증권은 금융상품(랩어카운트) 판매를 통한 수수료를 얻고, 계열사는 증권사 위탁운용상품에 대한 투자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계열사가 많은 대형사의 경우 업황이 위축됐을 때 계열사 간 거래가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계열사 특혜’ 논란에 휩싸일 수준만 아니라면 위험도가 낮은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재무 개선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