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책, 그후] 전문가들 "거래 늘어날 것"…남은 규제 완화 카드는?

2023-01-11 18:27
"정부 규제완화에 급매 소진 속도↑…반년 뒤 반등 가능성도"
"DSR 완화·전세자금대출 금리 완화 등 움직임 예상"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 연착륙에 시동을 건 가운데 전문가들은 결국 금리가 시장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도 전방위적인 규제 해제와 함께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까지 나오면서 급매가 소진되는 등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전매제한 완화 등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에 이어 조건 충족 시 최저 3.75%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오는 30일부터 신청받는다고 11일 밝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고금리로 인해 침체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진단하면서도 특례보금자리론이 시장 활성화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가격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앞서 지난 3일 나온 부동산 규제 완화책으로 매매 수요가 늘어나 거래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위원도 “규제 완화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다만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정부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고 있으며 정책들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며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거래가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 부분은 일반적으로 시장에 선반영되는데 내년에는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어 하반기 무렵에는 시장이 반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수석연구원은 또 "특례보금자리론을 무주택자는 주택 구입용으로, 1주택자는 상환이나 보전용으로 쓸 수 있는데 이는 거래 유발 효과를 낸다”며 “하반기보다 이른 시기에도 주택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부의 규제 완화가 당장 시장 활성화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지금은 금리와 시장 성장률이 변수이며 정책적인 변수는 시장을 크게 바꾸지 못한다”며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고 해도 집값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는 수요자들은 집을 구매하지 않는다. 결국 금리 상승·하락 여부와 함께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침체가 계속 이어지며 경착륙 우려가 심화하면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가적인 규제 완화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효선 위원은 “가구주만 청약을 할 수 있는 규제를 풀어주거나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금리를 완화해주는 방안 등이 추가로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연구원은 “정부의 마지막 보루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한솔 위원 또한 “높은 금리로 인해 정부가 DSR 규제를 풀지 않고 있지만 거래절벽이 계속 이어지면 완화를 고민해 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